[프로야구 엿보기]올림픽 한일전 문자중계… 김인식감독 “격세지감”

“그러고보면, 세상 참 많이 좋아진거야”.

강산이 10년이면 변한다고 하니 30년이면 한 세 번쯤은 바뀌었을 시간이다. 젊은 세대야 과거의 모습을 모르니 실감이 나지 않겠지만, 그 시기를 모두 겪은 입장에서는 급격한 변화에 어리둥절할 만도 하다.

김인식(61) 한화 감독 역시 마찬가지. 반세기 가까이 야구계에 몸담고 있는 김 김감독은 과거와 현재의 차이를 잘 아는 사람 가운데 하나다. 그런 김인식 감독은 최근 아주 색다른 경험을 했다. 이를 통해 새삼 시대의 변화를 느꼈다고 한다.

김인식 감독이 최근 경험한 것은 바로 인터넷 문자 중계 해설이었다. 김 감독이 지난 16일 열렸던 2008 베이징올림픽 예선리그 한국-일본전에 국내 한 포털 사이트의 문자중계 객원 해설가로 나섰다. 김 감독은 “그거 아주 신기하고 편하더라. 내가 하는 말을 옆에서 컴퓨터로 받아 쳐 주니까 나는 아주 편하게 빵 먹으면서 해설했다”고 껄껄 웃었다.

그러면서 김인식 감독은 30여년 전, 처음으로 야구 경기 해설을 맡았던 추억을 꺼냈다.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33년전인 1975년. 당시 배문고 감독이었던 20대 후반 청년 김인식은 동대문구장에서 열린 제9회 대통령배 고교야구대회에서 처음으로 마이크를 잡게 됐다. 그것도 광주일고와 경북고의 결승전이었다. 공교롭게도 당시 기업은행 감독이던 김성근 현 SK 감독과 나란히 해설자로 데뷔했다고 한다.

김인식 감독은 “예정에도 없었어. 그날 야구장에 갔다가 그냥 끌려올라갔다니까”라면서 “당시 광주일고 김윤환이 경북고 투수 성낙수에게 국내 최초로 3연타석 홈런을 친 날이라 잊을 수도 없다”고 회상했다.

특히 김 감독은 “당시에는 엄청 크고 무거운 마이크를 손에 들고 해설을 했는데, 이게 무거우니까 말하면서 자꾸 밑으로 쳐지는 거야. 옆에 있던 캐스터가 그럴 때마다 팔을 툭툭 쳤지. 마이크 들라고”라며 일화 한 토막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중계용 헤드 세트가 있지만, 예전에 그런게 어딨어. 참 세상 편하게 바뀐거야”라고 격세지감을 토로했다.

대전=스포츠월드 이원만 기자 wman@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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