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키의 굴욕… 수영복 경쟁서 밀려

자존심 강하기로 유명한 미국의 대표적인 스포츠 용품회사 나이키가 베이징올림픽에서 굴욕을 맛보고 있다. 바로 수영 종목 때문이다.

 나이키는 자신들이 후원하는 종목의 선수들에게는 철저하게 자사 상표가 부착된 유니폼과 제품을 사용하게 한다. 대표적인 예가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미국 농구 스타들이다. ‘농구 황제’였던 마이클 조던과 찰스 바클리 등 두 명의 선수는 나이키의 후원을 받는 선수들이었지만 미국 대표팀 유니폼 후원사는 경쟁사인 리복이었다. 이들은 나이키 로고가 아닌 다른 업체의 로고가 새겨진 옷을 입고 시상대에 서는 것을 막기 위해 성조기로 유니폼을 감싸는 편법을 동원했다.

 이렇게 기고만장 했던 나이키가 베이징올림픽에서 수영복 경쟁에서 완전히 패배를 인정하고 말았다. 자신들이 후원하던 미국 대표팀이 경쟁사인 스피도의 수영복 ‘레이저 레이서’를 입어도 좋다고 허락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레이저 레이서는 스피도가 2월 NASA(미항공우주국)과 함께 만들어낸 수영복으로 부력을 늘리고 물의 저항을 줄여 기록단축에 큰 효과를 보이고 있다. 최근 세계기록을 세운 선수들이 대부분 레이저 레이서를 착용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져 일부 국가에서는 레이저 레이서의 착용 금지를 주장하기도 했다. 나이키의 후원을 받는 미국도 마찬가지였지만 국제수영연맹(FINA)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나이키 대변인 딘 스토이어는 이에 대해 “미국 대표팀 선수들의 성적이 우선”이라면서 “선수들에게는 올림픽이 생에 가장 중요한 순간이기에 허락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사실상 항복 선언인 셈이다.

 슈퍼 스타가 국기로 경쟁사 제품 로고를 가리게 할 만큼 기고만장했던 나이키가 자사의 제품의 질 문제로 이처럼 비참한 굴욕을 맛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나이키는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의 모든 장비를 자사 제품으로 쓰게 했지만 퍼터만큼은 스코티 카메론 제품을 쓰도록 허용해야 했다. 

베이징=스포츠월드 올림픽특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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