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메달을 향해⑨]유도 왕기춘 - 8년간의 올림픽 꿈… 金메치기 꿈이 영근다

“이야, 쉬지를 않네. 상대편이지만 정말 좋은 선수야.”

KRA(한국마사회)의 이경근 코치는 왕기춘(20·용인대·사진)의 경기를 지켜볼 때 감탄사를 내뱉는다. 소속팀은 물론 한국 유도의 간판스타인 2004 아테네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이원희를 주저앉히고 2008 베이징올림픽 남자 유도 73kg급 태극마크를 달았지만, 기량 하나 만큼은 인정한다는 뜻이다. 쉴새 없이 움직이고 자세를 바꾸는 왕기춘의 플레이는 상대에게 공격할 틈을 주지 않는다.

베이징올림픽에서 남녀 14개 전체급 티켓을 딴 한국 유도는 일단 금메달 한 개를 목표하고 있다. 그리고 그 목표를 이뤄 줄 주인공으론 왕기춘이 꼽힌다. 지난 해 세계선수권대회 금메달로 주목을 받은 왕기춘. 2000 시드니올림픽 남자 60kg급 정부경의 은메달 순간을 지켜보며 올림픽 재패의 꿈을 품었던 그가 8년 만에 ‘금빛 메치기’ 할 순간을 기다리고 있다.

왕기춘의 장점으론 역시 강한 체력이다. 정규 5분이 무승부로 끝날 경우, 5분의 연장전 골든스코어제(효과라도 먼저 따내는 선수가 승리)를 시행하는 유도 경기. 그는 지난 해 세계선수권 결승, 그리고 올해 이원희와 가진 두 차례 대표 선발전에서 모두 연장전 끝에 승리할 정도로 강한 체력을 자랑한다. 여기에 몸이 유연해 기술이 걸려도 잘 빠져나온다는 점과 전력 노출이 비교적 덜 됐다는 점도 유리한 편이다.

하지만 ‘한판승의 사나이’란 닉네임을 얻었던 이원희와 달리 시원하게 상대를 메칠 기술이 적다는 것은 흠. 왕기춘도 이를 아는 듯 “기술의 파괴력이나 폭발력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두고 마지막 훈련에 임하는 중”이라 밝혔다.

베이징올림픽 남자 73kg급에 출전할 선수는 총 31명. 왕기춘의 적수로는 지난해 세계선수권 준우승자 엘누르 맘마들리(아제르바이잔)과 3위 라술 보기예프(타지키스탄), 올해 파리오픈 챔피언 세르기우 토마(몰도바)등 ‘구소련파’들과 일본의 가나마루 유스케가 꼽힌다. 이 중 왕기춘은 가나마루와의 맞대결이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스포츠월드 김현기 기자 hyunki@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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