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 김남일 혼자 빛났다

완벽한 중원지휘… 위기때마다 맹활약
영표·기현 무기력… 대표팀 탈락 위기
김남일. 스포츠월드DB
2000시드니올림픽축구 지역 예선부터 2002한일월드컵, 그리고 2006독일월드컵까지 태극마크를 달고 동거동락했던 3인방의 운명이 갈리고 있다. 중원사령관 김남일(31·빗셀 고베)은 ‘허정무호 위기 탈출’의 1등공신이 된 반면 ‘프리미어리거 듀오’ 이영표(31·토트넘 홋스퍼)와 설기현(29·풀럼)은 또 한번 명성에 먹칠을 하는 플레이로 대표팀 유니폼을 벗을 위기에 처했다. 7일 요르단 원정경기는 김남일의 ‘명’과 이영표 설기현의 ‘암’이 확연했던 한 판이었다.

▲(김)남일 ‘홀로 타올랐다’

김남일은 요르단전에서 ‘진공청소기’가 아닌 ‘허정무호’의 어둠을 홀로 밝힌 ‘촛불’이었다. 지난 달 31일 요르단과의 홈 경기와 달리 그는 완벽에 가까운 중원 지휘, 그리고 고비 때 마다 터져나온 ‘킬러패스’로 허정무호를 밝혔다.

그의 재기넘치는 플레이는 공격의 물꼬를 트기에 충분했다. 전반 12분 김남일이 전방으로 치고 나가다 페널티지역 왼쪽의 이근호를 향해 침투패스를 내 줄 때 요르단 수비진이 와르르 무너진 것. 이후에도 그는 상대의 중앙 돌파를 차단하고 한 박자 빠른 패스를 연결하는 등 단순한 수비형 미드필더가 아닌 ‘공수의 연결고리’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냈다. 후반 대표팀이 스리백으로 전환할 땐 공격적인 면모를 더욱 드러냈다.

▲(이)영표-(설)기현 ‘허정무호 탈락 위기’

반면 대표팀 소집 전 “산을 같이 오르며 준비를 했다”던 이영표-설기현 듀오는 ‘허정무’라는 산에서 하산할 위기에 처했다. 우선 설기현은 낙제점을 받아도 할 말이 없을 정도로 실망스러웠다. 10살 후배 이청용의 부상으로 오른쪽 날개 선발 기회를 잡았으나 그라운드에서 뛰고 있는 게 맞는 지 의심스러울 만큼 움직임에서 문제를 드러냈다. 보다 못한 허정무 감독은 전반 직후 그를 빼는 초강수를 단행했다. 이영표의 플레이에선 그의 노쇠화 기미를 뚜렷하게 볼 수 있었다. 특히 전반 초반엔 상대의 개인기에 센터백 강민수와 함께 따돌림을 당해 실점 기회를 내주기도 했다. 결국 이영표도 후반 20분 이정수와 교체되며 ‘허정무호’ 출범 뒤 처음으로 교체아웃 수모를 당했다.

김현기 기자 hyunki@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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