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년간 총 34억원에 계약하며 FA 대박을 터뜨렸지만 무릎 부상으로 휴업에 들어갔던 이호준이 15일 문학 두산전을 앞두고 드디어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복귀를 자축하듯 이호준은 자신이 없는 동안 더그아웃을 주름잡던 이진영 박재상 조동화 정근우 등 젊은 입담꾼들을 농익은 전라도 사투리가 곁들여진 걸쭉한 언변으로 한순간에 잠재웠다.
이호준의 입담은 자신의 2군 생활로 시작됐다. 러닝훈련을 마친 뒤 유난히 숨을 헐떡거린다고 하자 “2군 경기장은 돌이 많아서 제대로 뛰지 못해 그렇다”고 포문을 연 그는 주위에서 1군 합류를 축하하자 “돈 좀 썼다. 감독님께 스승의 날 선물로 선수단이 준비한 상품권 밑에 이름 적은 수표 한 장 집어 넣었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화제는 곧 상대 두산으로 바뀌었다. “2군에서는 두산이랑 SK가 사이가 좋은데 1군끼리는 서먹서먹한 것 같다”고 운을 떼더니 “원래 소주를 먹고나면 전화를 많이 하기 때문에 두 팀은 사이가 좋아야 한다”며 두산과 SK의 모기업 상품인 소주와 휴대전화를 빗대기도 했다.
이호준의 말화살은 주위의 팀 동료로 과녁을 바꿨다. “내가 2군에 있는 동안 후배 중에는 나주환이 그나마 안부전화 하더라”면서 “이진영은 비행기표 부탁할 때만 전화한다”며 비꼬았다. 이호준의 부인이 스튜어디스 출신인 탓이다. 이내 전날 개인 통산 100호 홈런을 터뜨리고도 결정적인 수비실책을 범했던 선배 정경배를 향해 “어제 표정이 너무 굳어있어 하이파이브도 눈치보면서 했다”면서 “그래도 구렛나루가 멋있어서 사람들이 눈이 작은 줄도 모른다”고 농을 걸었다.
끊임없는 재담이 개그맨 못지 않다고 하자 이호준은 “사투리와 욕설이 심한 내 언어 스타일로는 방송 보다는 인터넷 쪽으로 가야 할 것 같다”고 큰소리쳤다. 이렇게 이호준이 돌아왔다. 당분간 SK 더그아웃은 시끄러울 것 같다.
문학=송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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