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두산의 주전 우익수는 민병헌이었다. 민병헌은 지난해 타율 2할4푼4리에 31도루로 국가대표에도 뽑히는 등 프로 데뷔 후 최고의 한해를 보냈다. 하지만 올해 민병헌은 시즌 초 11경기에만 주전으로 나섰을 뿐, 그 이후에는 대수비나 대주자로 밀렸다. 그 자리를 꿰찬 선수는 유재웅이다. 지난 시즌 초 부상 이후 단 20경기 밖에 출전하지 못하며 1할8푼2리의 타율에 그쳤던 유재웅은 올 시즌 5일 현재 3할1푼4리의 맹타다. 일취월장이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1할7푼대의 민병헌과는 비교된다.
김경문 두산 감독은 사실 민병헌의 수비와 주루 능력을 유재웅의 방망이 실력보다 높게 평가했다. 시즌 초 민병헌을 먼저 주전으로 기용한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올 시즌 민병헌은 적다면 적은 11경기 만에 주전에서 밀렸다.
김경문 감독은 “민병헌과 유재웅 모두 지난 스프링캠프에서 그 누구 못지 않게 열심히 훈련했고, 민병헌에게 우선적으로 기용했지만 유재웅에게도 기회를 줄 생각이었다”고 밝혔다. 우열을 가리기 힘들 만큼 두 선수가 성실함을 보였기에 기회도 공평하게 줘야 한다는 취지였다.
그래도 이제 주전 2년 차밖에 안 된 민병헌의 가능성을 봤을 때 11경기 이상 기다려 줘야 되는 것 아니냐는 이도 없지 않다. 하지만 김 감독은 민병헌이 어떻게 볼 때 빨리 유재웅에 밀린 이유로 “절실함에서 뒤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유재웅은 부상으로 인한 좌절로 지난해를 보내 올해에는 뭔가 해야 한다는 절실함이 훈련과 실전에서 묻어났다. 이에 비해 민병헌은 주전 2년차 다운 모습이 아니었다. 지난해 했던 자신의 세계에 갇혀있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김경문 감독의 이러한 용병술은 지금 주전에서 밀려난 민병헌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민병헌도 이제 주전에 대한 절실함을 깊게 깨닫기 시작해야할 시점이라는 뜻이기 때문이다.
목동=송용준 기자 eidy015@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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