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분석]풀백은 수비ㆍ날개는 중앙에 집중… 옆구리가 비었다

이관우 특유 칼패스 실종
한국 축구대표팀의 이관우(왼쪽)가 20일 충칭 올림픽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북한과의 2008동아시아연맹컵대회에서 상대 안영학과 공중볼을 다투고 있다. 충칭(중국)=김용학 기자 yhkim@sportsworldi.com
[스포츠월드] 허정무 축구 대표팀 감독은 이번 동아시아연맹컵 대회를 선수 및 전술 실험의 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20일 북한전도 마찬가지였다. 무명의 이상호(제주)를 A매치(국가대표팀 경기)에 데뷔시키는 한편 지난 17일 중국전(3-2 승)과 달리 포메이션에 변화를 줬다. 중국전에 3-4-3으로 나섰던 허정무감독은 이날 4-3-3 카드를 내밀었다. 지난 5일 투르크메니스타전 4-0 대승 때 재미를 봤던 그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하지만 투르크메니스탄전과 달리 이날은 좀 답답했다. 원인은 소극적인 측면 공격 때문이었다. 풀백(측면 수비수)과 윙포워드(측면 공격수)들이 제 역할을 해내지 못했다.

선발로 나선 좌우 풀백 곽희주(수원)와 이상호는 수비 성향이 강해 전반전에 좀처럼 오버래핑을 하지 못했고, 좌우 윙포워드인 염기훈(울산)과 이근호(대구)는 중앙으로 쏠렸다. 양쪽 측면이 휑하니 비운 채 중앙 공격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이렇게 되자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선 이관우(수원)의 패스가 중앙으로 국한되는 장면이 많이 나왔고, 결국 이관우 특유의 킬러 패스도 나오지 않았다. 이관우의 뒤를 받친 ‘더블 볼란치’ 김남일(고베)과 조원희(수원)이 제 역할을 해줬음에도 이관우의 활약이 미미했던 까닭이다.

같은 4-3-3 포메이션을 썼던 ‘베어벡호’ 시절에 측면 위주의 공격이 됐다면 이날 ‘허정무호’는 측면 공격이 단절됐다고 볼 수 있었다. 하프 타임 때 허 감독의 지시에 따라 후반들어 왼쪽 풀백에 공격 성향이 강한 박원재(포항)가 투입되고, 좌우 윙포워드들이 사이드 공격에 나서면서 그나마 사이드 공격 횟수가 늘어났지만 답답한 공격은 끝내 풀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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