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0년대인 이 시대에, 그것도 예쁘고 부르기 쉬운 이름이 넘쳐나는 연예계에서 그런 촌스러운 이름을 걸고 당당히 활동한다는 것은 참 개성넘치다 못해 신기한 일이건만, 정작 본인은 자신의 본명이 전혀 부끄럽지 않은 투다.
“김왕배가 본명이에요. 돌림자가 배자인데, 제 이름을 지으려고 하니 주위 친척분들이 좋은 이름은 모두 차지하셨다고 해요. 그래서 부모님이 생각다 못해 당시 신문의 만평에 나오는 똘배라는 이름에서 힌트를 얻어서 지었다고 하더군요. 원래는 똘배로 할려고 했는데, 나중에 아이들이 놀릴까봐 왕배로 지었대요. 임금 왕자에 북돋을 배자로 왕이 된다는 의미를 갖고있죠.”
1984년에 태어난 왕배는 연예계에 데뷔한 지 벌써 7년 째로 나이에 비해 높은 경력을 자랑한다. 안양예고 출신인 그는 당시 세븐과 박한별, SG워너비의 김진호 등 지금은 쟁쟁한 연예인이 된 이들과 같이 학교를 다녔다. 하지만 그 쟁쟁한 동기들을 제치고 먼저 연예계에 데뷔한 것은 바로 왕배였다. 예고 2학년때 이미 보이즈립스라는 그룹으로 활동을 시작한 그는 아이돌 스타로 거듭나는가 했다. 하지만, 연예계는 그렇게 쉬운 곳이 아니었고, 가수로 낸 두 장의 앨범이 실패하자, 왕배는 쓰디쓴 무명생활을 겪게 된다.
“한 겨울에 가스가 끊겨서 냉수로 샤워를 했죠. 그 기분은 진짜 모를 거에요. 이가 딱딱 부딪치고 추워서 저절로 뛰게 되죠. ‘이걸로 끝이 아닌가’하는 절망감에도 빠졌지만, 오기가 생기더군요. 더이상 나빠질 것도 없었으니 두려운 것도 없었죠.”
오기를 품고 방송국을 두드린 끝에 왕배는 ETN의 케이블 프로그램 ‘벅스 온탑’에서 진행을 맡으며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왕배가 리포터로서 발군의 실력을 발휘한 곳은 바로 ‘벅스온탑’의 ‘온 다 로드’란 코너 때부터.
“거리에서 일반인들과 인터뷰를 시도하는 내용의 코너인데요. 솔직히 처음에는 힘들었어요. 사람들이 잘 호응도 안해주시고, 난감했죠. 하지만, 제가 두려운게 뭐가 있겠어요. 나중에는 사람만 봐도 ‘몇살인지’ ‘기분이 어떤지’ 알게 될 정도로 도사가 됐어요. 그러면서 점점 방송에 자신이 생겼죠.”
매사에 열심히 하던 왕배는 결국 방송사들의 인정을 받아 결국에는 지상파 방송사인 MBC ‘섹션 TV 연예통신’의 패널로 입성하게 된다.
“참 꿈만 같죠. 처음엔 연예인 생활도 불투명했거든요. 이제는 김용만 씨를 비롯해 쟁쟁한 분들과 방송을 하게되니 꿈만 같죠. 그런 분들의 방송을 보는 것만으로도 배우는게 많으니까요. 조급해 하지말고 한걸음씩 다가가서 나중에는 유재석 씨나 김용만 씨같은 멋진 진행자가 되는게 제 목표입니다.”
‘잡초같은 청년’ 왕배의 도전은 현재 진행형이다.
스포츠월드 글 황인성 문화프런티어, 사진 허자경 객원기자 enter@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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