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선수는 여러모로 닮은 점을 갖고 있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공통점은 ‘시련’. 고종수는 지난 8월 그라운드로 복귀할 때 까지 2년간 방황의 나날을 보냈고, 염기훈도 지난 7월 아시안컵 직후 발가락 부상과 이적 문제로 3개월 가까이 고생했다.
그러나 이들 모두 예상보다 빠르게 일어섰다. “올 해 풀타임을 뛰는 게 소원”이라던 고종수가 ‘스승’ 김호 감독이 대전에 부임하면서 이를 성취한 것. 지난 달 30일 전남 전에선 골까지 터트리며 시련을 훌훌 털어버렸다. 염기훈도 복귀전이었던 14일 경남전에서 축포를 쏘며 건재를 알렸다. 올 시즌 대전(고종수)과 울산(염기훈)에 각각 새 둥지를 틀었다는 점도 같다.
물론 두 선수 모두 정상 컨디션은 아니다. 100% 체력이 아닌 고종수는 김호 감독으로부터 “아직 왼발 프리킥을 차지 말라”는 지시를 받았다. 염기훈도 대전전이 복귀 후 두번째 경기인 탓에 프리킥이나 호쾌한 돌파를 완벽하게 선보이기는 힘들다. 그럼에도 김호 감독과 김정남 울산 감독은 이들만이 갖고 있는 ‘기술’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90분 내내 그라운드를 누빌 수는 없지만, 결정적인 순간 두 선수의 왼발이 승부를 결정지을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김현기 기자 hyunki@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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