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배우 예지원
예지원은 이번 영화에서 ‘깬 영화제’ 여우주연상 수상을 앞둔 여배우를 연기하기 위해 3주 만에 7kg을 감량했다. 식사량을 많이 줄여야 했고, 고전 영화에 나오는 여신처럼 보여야 하는 건 아닌지 부담이 컸지만 예지원이 이 영화를 고집한 것은 극중 예지원의 매력 때문이었다.
“우아한 여자가 아니라 우아한 척 하는 여자에요. 과거에 조금 놀았고, 아직도 조금 털털하고 물질적인 욕심도 있는. 사회 생활을 하다 보면 억지로 우아한 척 해야 하는 경우가 있는데 ‘삑사리’가 나곤 하잖아요. 이 인물은 보통사람들도 공감할 수 있는 사랑스러운 여자죠.”
# 미자는 내 인생에 축복
이웃집 여자 같았던 미자 이미지가 걸리적 거리진 않았을까. 예지원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전혀 그렇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보통의 경우 한가지 캐릭터가 사랑을 받으면 이를 벗어나려고 발버둥 치게 마련이지만, 예지원은 여전히 자신과 미자를 연장선상에 두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변신을 하겠다고 해서 결정한 적은 없어요. 그냥 끌려서 하는 거지. 미자는 저한테 있어서 축복이에요. 30대에 30대 여성 역할을 하고, 대중의 공감을 받았다는 것 자체가 감사해요. 제가 때를 잘 만난 거죠.(웃음)”
# 정상적인 출연작? 그러고 보니 거의 없네
예지원은 영화 홍보를 위한 멘트를 매번 고민해야 했다. ‘생활의 발견’ ‘귀여워’ ‘대한민국 헌법 제1조’ 등의 크레딧에 이름을 올린 그는 매번 “국내에 이런 영화는 별로 없었어요”라는 말을 하게 됐다.
그만큼 독특한 영화에 흔치 않은 캐릭터를 맡아온 것. 이번 ‘죽어도 해피엔딩’을 홍보하면서도 “독특한 영화다”라는 말을 많이 해야 하는 그는 “내가 이런 걸 좋아하나보다”라고 뒤늦게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저는 제가 순정만화 속의 꽃미녀 역할을 선호한다고 생각해왔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그런 역할이 거의 없네요.(웃음) 많은 분들이 공감해주셨던 ‘올드 미스 다이어리’를 제외하고는, 이번 영화를 어떻게 설명해드려야 이 작품의 매력을 아실 수 있을까 고심해야 하는 작품이었어요.”
예지원은 이달 중 차기작을 확정할 전망이다. “내성적인 연기도 한번 해보고 싶고, 가슴 절절한 로맨스도 해보고 싶다”는 그는 어쩌면 조금은 덜 독특한 작품을 선택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그는 “‘어떻게 해야겠다!’ 이런 부담 없이 편하게 즐기면서 열심히 연기하겠다”고 말했다.
글 이혜린, 사진 전경우 기자 rinny@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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