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만난 그는 긴머리 대신 짧은 머리로, 느끼한 목소리 대신 원래 자신의 ‘조금 굵은’ 목소리로 바뀌어 있었다. 제일 먼저 ‘왜 갑자기 사라졌는지’가 궁금했다. “갑자기 사라진 건 아니고요. 저는 원래 연예인이기 전에 공연을 하는 배우에요. 나에게는 무엇보다 중요한 공연이 있었고, 시간관계상 방송활동을 못하게 된거죠.”
그는 ‘리마리오’를 잊고, 진지하고 열정적인 연극배우로 돌아갔다. 그동안 ‘관객모독’ ‘셰익스피어 난장시리즈’ ‘리어왕’ 등에 출연하면서 관객과 직접 만나는 즐거움을 만끽했다.
“최근에도 국제연극제를 준비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방송을 오래 안했더니 제가 너무 잊혀져 가는 것 같아서 방송도 다시 시작해야겠다고 마음먹은 거죠. 후속 작품이 뭐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드라마, 시트콤 전부 해보고 싶어요.”
예전의 공개 코미디나 보통 개그맨들이 많이 진출하는 MC에는 별 관심이 없는 그는, 오로지 연기만 바라보고 있는 상태다. 예전에는 코미디언들이 영화에도 많이 출연하고, 희극배우도 많았는데 요즘에는 그런 길이 쉽지만은 않아서 고민이다.
“코미디언들의 비애죠. 코미디언이 울리지 말라는 법 있어요? 충분히 할 수 있거든요. 후배들한테도 너무 짧은 호흡의 개그만 하지 말고, 긴 호흡의 연기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찾아보라고 충고하고 있어요. 코미디언이 배우가 아니라 방송인으로만 보이고 있는 현실은 우리도 각성해야 하고요.”
이상훈은 궁극적으로 이미지변신도 꾀하고 있다. 갑작스럽게 뭔가를 바꾸겠다는 것은 아니지만, 원래 자신의 모습을 천천히 보여줄 전망이다.
“물론 이미지를 바꿔볼 생각은 있지만, 당장 원하진 않아요. 시청자분들도 부담스러우실테니까.(웃음) 서서히 바꾸고 싶어요. 언젠가는 배우 이상훈으로, 진지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죠.”
이상훈은 지난해 대학로에서 공연한 연극 ‘리어왕’에서 광대 역할을 맡았다. 리어왕 옆에서, 리어왕이 하고 싶지만 하지 못하는 말들을 속시원히 해주는 인물이다. 이상훈은 “내 팔자도 광대”라고 설명했다.
“학교를 졸업한지 14년이 다 돼가는데, 중간에 잠깐 쉰적은 있지만 연기에 대한 생각을 버려본 적은 없어요. 팔자가 광대인데, 못그만두죠. 앞으로도 연극은 1년에 한편씩 할 예정입니다. 영화에도 진출해서 다중인격 연기를 해보고 싶어요. 멀쩡한 모습 안에 완전히 다른 성격을 지닌 인물이요.”
이상훈은 현재 여러가지 가능성을 두고 진로를 모색하고 있다. 코미디, 라틴댄스, 색소폰, 스테이지 마술 등 못하는 게 없는 그는 “언젠가 춤과 노래, 마술 등이 어우러진 대단한 쇼를 준비해보고 싶다”며 욕심을 내비쳤다.
글 이혜린 기자 사진, 허자경 객원기자 rinny@sportsworldi.com
[SW확대경]‘리마리오’ 당시 인기는?
웃찾사 ‘더듬이춤’ 인기절정 때 개그맨부문 1위 질주
2004년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의 리마리오는 방송과 인터넷이 결합해 새로운 스타를 탄생시킨 사례의 가장 성공적인 모델이 됐다. 2004년 10월 ‘비둘기 합창단’ 코너에 첫 출연해 느끼한 남자의 최고치를 보여준 그는 방송이 끝나자마자 포털사이트 검색어 순위를 휩쓸었다.
방송을 보지 않았던 사람들도 인터넷을 통해 ‘리마리오’라는 단어를 접해 호기심을 나타냈으며, 이로써 그는 방송 다음날 포털사이트 검색어순위 개그맨부문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이같이 껑충 뛰어오른 검색어 순위는 다시 방송의 이목을 끌었다. 전문가들은 방송이 선보이고, 인터넷에서 닳아오르는 새로운 스타탄생의 모델로 리마리오를 지목, 그는 2004년 화제의 인물로 급부상했다. 그해 포털사이트 네이버가 집계한 검색어 순위에서도 그는 개그맨 부문 1위를 차지하며 막강한 영향력을 과시했다.
리마리오 열풍은 2005년까지 지속됐다. 포르투갈 음악에 맞춰 특이하게 선보였던 ‘더듬이춤’은 한 만화작가에 의해 ‘더듬이춤 추는 방법’을 소개하는 동영상으로 거듭났고, 이 동영상은 수만건의 조회수를 자랑했다. 또 마침 일본에서 한류가 유행하면서, ‘웃찾사’ 공연장에는 일본팬들이 상당수 찾아오기도 했다. 또 2005년1월 카라르 청소년 축구 결승 한일전에서는 김승용 선수가 골 세레모니로 ‘더듬이춤’을 춰서 SBS ‘스포츠뉴스’에서 이상훈을 취재하러 오기도 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방송을 그만두기는 쉽지 않았을 터. 이상훈은 “당시 최고의 인지도를 쌓았을 때 방송을 그만둬서 주위사람들로부터 멍청하다는 말도 많이 들었다”면서 “그러나 나는 내가 하고 싶은 것이 따로 있었기 때문에 결단을 내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혜린 기자
웃찾사 ‘더듬이춤’ 인기절정 때 개그맨부문 1위 질주
2004년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의 리마리오는 방송과 인터넷이 결합해 새로운 스타를 탄생시킨 사례의 가장 성공적인 모델이 됐다. 2004년 10월 ‘비둘기 합창단’ 코너에 첫 출연해 느끼한 남자의 최고치를 보여준 그는 방송이 끝나자마자 포털사이트 검색어 순위를 휩쓸었다.
방송을 보지 않았던 사람들도 인터넷을 통해 ‘리마리오’라는 단어를 접해 호기심을 나타냈으며, 이로써 그는 방송 다음날 포털사이트 검색어순위 개그맨부문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이같이 껑충 뛰어오른 검색어 순위는 다시 방송의 이목을 끌었다. 전문가들은 방송이 선보이고, 인터넷에서 닳아오르는 새로운 스타탄생의 모델로 리마리오를 지목, 그는 2004년 화제의 인물로 급부상했다. 그해 포털사이트 네이버가 집계한 검색어 순위에서도 그는 개그맨 부문 1위를 차지하며 막강한 영향력을 과시했다.
리마리오 열풍은 2005년까지 지속됐다. 포르투갈 음악에 맞춰 특이하게 선보였던 ‘더듬이춤’은 한 만화작가에 의해 ‘더듬이춤 추는 방법’을 소개하는 동영상으로 거듭났고, 이 동영상은 수만건의 조회수를 자랑했다. 또 마침 일본에서 한류가 유행하면서, ‘웃찾사’ 공연장에는 일본팬들이 상당수 찾아오기도 했다. 또 2005년1월 카라르 청소년 축구 결승 한일전에서는 김승용 선수가 골 세레모니로 ‘더듬이춤’을 춰서 SBS ‘스포츠뉴스’에서 이상훈을 취재하러 오기도 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방송을 그만두기는 쉽지 않았을 터. 이상훈은 “당시 최고의 인지도를 쌓았을 때 방송을 그만둬서 주위사람들로부터 멍청하다는 말도 많이 들었다”면서 “그러나 나는 내가 하고 싶은 것이 따로 있었기 때문에 결단을 내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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