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다가 LG 트윈스에 둥지를 튼 좌완투수 봉중근(27)은 아직 한국 프로야구에 적응하고 있는 중이다. 올 시즌 10차례 선발로 나왔으나 2승을 따내는데 그치고 구위가 떨어져 1군에서 빠졌다.
봉중근이 다시 1군 마운드에 설 준비를 하고 있다. 13일 수원구장에서 불펜피칭 70개를 한 후 15일 KIA와의 홈경기에서는 선발로 나설 예정이다.
그런데 1군에 돌아온 봉중근의 모자에 하얀색 펜으로 ‘ZION과 PARK’이라는 단어가 나란히 적혀 있었다.
얼마 전까지 봉중근의 모자에는 ZION(시온) 밖에 없었다. ‘예루살렘 성지의 언덕’이라는 뜻의 ZION은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봉중근이 아들에게 지어준 태명이었다. 여기에 갑자기 ‘PARK’이 더 추가된 것이다.이에 대해 봉중근은 “아들만 너무 챙기는 것이 아니냐고 아내(박경은씨)가 질투를 하더라. 그래서 아내의 성을 모자에 나란히 적어 넣게 됐다”고 설명했다. 바로 가족에 대한 사랑이었다. 봉중근은 선수 생활을 접을 위기에 빠졌을 때도 가족의 힘으로 버텼다. 지난 2004년 9월 어깨 수술을 한 봉중근은 그해 12월 한 살 연상의 아내 박경은씨와 결혼을 한 후 재활에 성공했다. .이렇듯 봉중근의 힘은 가족 사랑에서 나온다. 비록 봉중근이 “아내의 질투 때문”이라고 돌리기는 했으나 1군 무대를 다시 밟기 위한 각오를 가족의 이름을 새기면서 다졌을 것이다.
수원=배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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