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준 기자 골프파일]''72세'' 박용민 고문에게 ''나이는 숫자일뿐''

나이 70을 ‘종심(從心)’이라고 한다.
논어(論語) 위정편(爲政篇)에 나오는 말로 공자(孔子)가 “나이 일흔에는 마음대로 행하여도 법도를 넘어서거나 어긋나지 않았다(七十而從心所欲 不踰矩)”고 한데서 유래한다.
공자는 15세에 학문에 뜻을 두었고(지학·志學), 30세에는 뜻을 세웠으며(이립·而立), 40세에는 미혹됨이 없었고(불혹·不惑), 50세에는 하늘의 명을 알았고(지천명(知天命), 60세에는 남의 말을 듣기만 해도 이해했다(이순·耳順).
그리고 마지막으로 70세가 공자가 최종적으로 도달한 성인(聖人)의 경지 ‘종심소욕 불유구(從心所欲 不踰矩)’이다. 바로 유교에서 말하는 ‘성인지도(聖人之道)’의 이름인 셈이다.
골프계에서 이런 종심의 나이를 두 해나 더 넘긴 박용민(72) 뉴스프링빌 고문이 아직도 현역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쳐 화제가 되고 있다. 5년 전 이천의 뉴스프링빌CC(당시 동진CC) 사장으로 취임해 노장의 저력을 발휘하기 시작한 박 고문은 골프장이 어느 정도 안정되자 올해는 다시 뉴스프링빌에서 추진하는 ‘제2의 골프장’을 만들기 위해 선봉대장으로 경북 상주 현장으로 내려갔다.
박 고문은 합동통신 기자 출신으로 20여년의 기자생활을 거쳐 프로야구 OB베어스 단장을 역임한 뒤 지난 91년 춘천CC 사장으로 부임해 골프와 인연을 맺은 인물이다. 9년 동안 춘천 골프장을 경영하면서 신흥 명문으로 탈바꿈시켰고, 은퇴 후에는 한국골프장경영협회(당시 한국골프장사업협회) 고문으로 신문, 잡지에서 날카로운 필력을 과시하는 등 올바른 국내 골프 문화 정립을 위해 누구보다 앞장서 활약했다.
이때 부인과 함께 미국 대륙을 종주하는 골프 여행을 시작해 전 세계 100여개국 이상을 순회하며 골프 세계일주 여행를 완성한 것도 잘 알려진 이야기이다.
은퇴 후 “일흔을 바라보는 나이에 이제 쉬어야지. 무슨 일을 더 하겠어”라고 되뇌던 박 고문이 현장으로 돌아와 왕성한 활동을 재개한 원동력은 어디에 있을까. 현장에 복귀하면서 “골프장 다운 골프장을 만들어보겠다”며 역동적인 삶을 재개한 박 고문의 의지일까. 그동안의 견문과 경험이 마음대로 행하여도 어긋나지 않는 원동력이 되는 것일까.
박 고문은 실제 현장에 복귀하자마자 처음부터 자리를 잘못 잡아 계륵 같던 뉴스프링빌의 클럽하우스를 수백억원을 들여 이전 신축하고, 대대적인 코스 개보수 공사를 단행해 순식간에 명 코스로 변모시켰다.
이런 박 고문이 “이제 시작이지, 뭐. 아직 여기는 밥 먹을 때도 마땅치 않아”라면서도 요즘은 1주일에 5일 이상을 상주에 머무르고 있다. “늘 마지막 작품이라는 생각으로 전력을 기울인다”는 박 고문의 새로운 프로젝트가 멋진 작품으로 탄생하길 기원하며, 노장의 끝없는 뒷심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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