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현장] “손흥민 형과 경쟁을요?” 토끼눈 된 오현규…SON과 선의의 경쟁에 “배울 뿐입니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오현규가 12일 경기 고양종합운동장 보조구장에서 파라과이전 대비 훈련에 앞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오래오래 함께해줬으면 하는 마음뿐입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2일 고양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에서 모여 훈련을 진행했다. 지난 10일 브라질에 0-5 대패를 당한 한국은 하루 휴식 후 다시 소집됐다. 25명의 태극전사가 모두 모여 자존심 회복을 위한 담금질에 나섰다. 오는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파라과이와의 평가전 준비에 집중했다. 

 

가장 먼저 브라질전을 복기했다. 오현규(헹크)는 “워낙 좋은 선수가 많은 브라질이다 보니 많이 버거웠다. 하지만 이 경기를 통해 월드컵에 가서 강한 상대에게 어떻게 대응할지 알게 됐다”며 “내가 투입됐을 때 스코어적으로 벌어져 있었지만 강한 팀과 붙을 수 있었던 건 좋은 경험이었다. 개인적으론 강한 상대와 할 때 재미를 느끼고 희열을 느끼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레알 마드리드, 아스널 같은 세계적인 팀에서 뛰는 선수들과 부딪혀 보는 것 자체가 영광이다. 존경심은 있지만 우러러보진 않는다. 다음에 만나면 더 나을 것”이라며 “오늘 미팅에선 월드컵 때 한 골을 실점했을 경우 어떻게 따라갈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고 부연했다.  

오현규. 사진=뉴시스

오현규는 브라질과의 경기에서 후반 18분 손흥민(LAFC)과 교체돼 그라운드를 밟았다. 손흥민이 LAFC 이적 후 최전방으로 나서고 있어 오현규에겐 선의의 경쟁자인 셈이다. 오현규는 “흥민이 형은 어느 포지션에서든 뛸 수 있는 선수라, 내겐 같이 뛴다는 것 자체만으로 영광”이라며 “직선적이고, 뒷공간 움직임도 날카롭다. 공을 소유했을 땐 밀고 들어가는 스타일이다. 함께 뛸 땐 (수비가)분산되고 고립되지 않는 상황이 나온다. 흥민이 형과 뛸 때는 이런 강점이 있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경쟁자’라는 타이틀엔 손사래를 쳤다. 오현규는 “흥민이 형과 경쟁이라는 단어가 어울릴지 모르겠다. 형은 한국의 캡틴”이라며 “축구 내외로 배울 점이 정말 많은 선배다. 이렇게 잠깐 대표팀에 와서 함께하는 것만으로도 영광스럽다. 언제까지나 오래오래 함께해줬으면 한다”고 미소 지었다.

사진=최서진 기자

사실 아픔을 털어낸 지 얼마 지나지 않았다. 오현규는 9월 A매치 미국 원정 2연전을 앞두고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 슈투트가르트 이적 기회를 잡았으나, 무릎 부상 이력 등으로 막판에 무산됐다. 그는 “미국을 다녀와서 벨기에에 있는 몇 주 동안 사실 힘들었다”며 “급박하게 이적 이야기가 나오면서 집에 있는 짐을 내팽개치고 다녀왔다. 집으로 돌아가는 순간 현실 자각 타임(현타)이 왔다. 꿈인가 싶을 정도였다. 하지만 내 목표는 분명하기 때문에 다시 좋은 기회가 올 거라 믿는다. 지금은 다 털어내서 (멘털적으로) 깔끔하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집중할 시간이다. 파라과이전에선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 파라과이와의 역대 전적에서 한국은 2승4무1패로 근소하게 앞서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도 한국(23위)이 파라과이(37위)보다 높다. 오현규는 “파라과이도 터프하고, 좋은 선수가 많은 팀”이라면서 “전보다 더 잘 준비해서 꼭 승리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오현규. 사진=뉴시스


최서진 기자 westjin@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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