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2] 과연 푸른 피의 에이스…원태인, 사자군단을 구하다

사진=삼성라이온즈 제공

혼신의 106구, 사자군단을 구했다.

 

과연, 푸른 피의 에이스다웠다. 우완 투수 원태인(삼성)이 포효했다. 7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NC와의 ‘2025 신한 쏠뱅크 KBO리그 포스트시즌(PS)’ 와일드카드(WC) 결정 2차전서 선발투수로 나서 6이닝 4피안타 무실점을 마크했다. 3-0 승리의 발판을 만들며 데일리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이로써 삼성은 남아있던 준플레이오프(준PO) 마지막 티켓의 주인이 됐다. 정규리그 3위 SSG가 기다리고 있는 인천으로 향한다. 9일부터 격돌한다.

 

부담감이 컸던 경기다. WC 결정 1차전서 일격을 당했다. 야구는 분위기 싸움이라고 했던가. 정규리그를 9연승을 마친 NC 기세는 생각했던 것보다 더 높았다. 아리엘 후라도를 상대로 적극적인 타격을 선보였다. 반면, 삼성 타자들의 방망이는 상대적으로 무거워 보였다. 특히 중심타자 3번 구자욱, 4번 르윈 디아즈가 침묵하면서 전체적인 공격루트 자체가 원활하지 않았다. 객관적 지표들은 여전히 삼성이 유리하다고 말하고 있었지만, 실제론 쫓기는 느낌이 강했다.

 

사진=삼성라이온즈 제공

 

반드시 이겨야만 하는 경기, 뒤를 돌아볼 여유 따윈 없었다. 원태인은 경기 초반부터 100% 힘을 쏟아 부었다. 시속 150㎞대 직구를 바탕으로, 특유의 예리한 커맨드가 인상적이었다. 포수 강민호의 리드에 따라 스트라이크존 구석구석으로 꽂혔다. 단 1점도 내주지 않겠다는 의지가 엿보이는 듯했다. 1회 상대 선발투수 로건 앨런이 흔들리는 틈을 타 2점을 먼저 올렸지만 공격 자체가 원활한 것은 아니었다. 6회까지 팀 안타는 단 1개, 그마저도 적시타는 아니었다.

 

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6회 초였다. 박민우와 맷 데이비슨을 각각 볼넷, 몸에 맞는 볼로 내보냈다. 1사 1,2루. 원태인의 투구 수는 이미 100개에 육박했다. NC는 권희동 타석서 대타 카드를 꺼내들었다. 박건우다. 원태인과 강민호는 집요하리만큼 슬라이더를 고집했다. 6개를 연달아 던졌다. 그리고 풀카운트 승부서 결정구로 147㎞짜리 직구로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후속타자 이우성까지 잡아낸 뒤 내려오는 원태인에게로 뜨거운 박수가 끊이질 않았다.

 

에이스의 품격이 느껴진다. 경북고 출신의 원태인은 2019년 1차 지명으로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일찌감치 선발투수로 자리매김했다. 올해까지 네 번의 시즌서 두 자릿수 승수를 올렸다. 지난해엔 개인 한 시즌 최다승인 15승을 신고, 곽빈과 함께 공동 다승왕에 오르기도 했다. 가을야구는 물론 각종 국제대회에 이르기까지, 큰 경기에서도 강한 면모를 자랑했다. 입단 7년차. 아직도 20대 중반의 젊은 아니지만, 묵직한 책임감이 엿보인다. 삼성의 자랑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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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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