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운을 딛고…KIA 황동하 “한 경기, 아니 아웃카운트 하나라도”

사진=이혜진 기자

“아웃카운트 하나만이라도….‘

 

우완 투수 황동하(KIA)가 돌아왔다. 23일 인천 SSG전을 앞두고 1군 엔트리에 등록됐다. 약 4개월 만이다. 앞서 퓨처스(2군)에서 2경기를 소화했다. 각각 ⅔이닝(롯데전), 2이닝(삼성전)을 책임졌다. 이범호 KIA 감독은 “(황)동하는 2군서 별 문제없다고 해서 올렸다. 던지는 걸 보면서 체크도 하려 한다”면서 “내년을 위해서라도 올 시즌을 잘 마치는 게 중요하지 않나. (시즌 막바지지만) 1군에서 몇 경기 던지면서 마무리하게끔 하려 한다. 잘 준비 시키겠다”고 말했다.

 

불의의 사고를 만났다. 황동하는 지난 5월8일 인천 연수구 원정 숙소 근처서 횡단보도를 건너다 교통사고를 당했다. 보행 신호를 무시하고 달린 차에 부딪혔다. 병원 검진 결과 요추 2번, 3번 횡돌기 골절 진단을 받았다. 6주간 보조기를 착용해야 했다. 공을 던지는 것은 둘째 치고, 일상생활에서도 불편감이 컸다. 황동하는 “처음엔 허리도 아프고, 무엇보다 야구를 못한다는 생각에 마음이 안 좋았다. 지금도 횡단보도 건널 때 살짝 트라우마가 있다”고 털어놨다.

 

사진=KIA타이거즈 제공 

 

한창 기량을 펼쳐야 할 시기, 재활에 매달려야 했다. 힘들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당장 야구가 하고 싶을까봐 일부로 경기도 잘 보지 않았다. 그럴 때마다 주변에서 용기를 북돋아줬다. 황동하는 “가족들과 친구들이 정말 좋은 말을 많이 해줬다. 큰 힘이 됐다”고 전했다. 최대한 긍정적으로 보려 했다. 황동하는 “1군에서 한 경기라도 던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며 버텼다. 좋은 영상도, 글귀도 많이 봤다. 괜찮다고 여기니 또 괜찮아 지더라”고 고개를 끄덕였다.

 

다시, 시작이다. 아직 100%는 아니다. 사고 전만 하더라도 구속이 150㎞에 육박했다. 최근엔 143㎞ 정도까지 올라왔다. 공백기를 생각하면 그리 나쁜 수치는 아니다. 이 감독은 내년 선발 후보로도 염두에 두고 있다. 사실 이날 황동하는 잔뜩 긴장한 모습이었다. “데뷔할 때보다 더 떨린다. 숨도 잘 안 쉬어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일단 부딪혀보려고 한다. 한 경기라도, 아니 아웃카운트 하나라도 잡고 싶은 마음이 큰 것 같다”고 솔직한 심정을 전했다.

 

사진=KIA타이거즈 제공 


인천=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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