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실연당한 사람들을 위한 일곱 시 조찬모임이 부산국제영화제(BIFF) 경쟁부문 대상을 노린다.
23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비프힐 기자회견장에서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경쟁 실연당한 사람들을 위한 일곱시 조찬모임(이하 실조찬) 기자회견이 열렸다. 현장에는 임선애 감독, 배우 이진욱, 이성진 제작자가 자리했다. 수지는 차기작 현혹의 해외 촬영으로 인해 불참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임선애 감독은 “데뷔작 69세(2019), 세기말의 사랑(2023)에 이어 세 번째 작품도 BIFF의 초청을 받게 됐다. 소식을 듣고 소리를 질렀다”며 기쁨을 표현했다. 이어 “개막식부터 내려와 영화제에 온 관객처럼 잘 즐기다가 GV(관객과의 대화)가 있던 날부터 긴장이 되더라. 영화는 관객과 만났을 때 진정한 완성이 이뤄진다는 생각을 다시금 했다. 영광스럽다”라고 영화제 참석 소감을 밝혔다.
BIFF는 창립 30년 만에 처음으로 공식 경쟁부문인 부산 어워드를 신설했다. 아시아 주요 작품 14편이 대상·감독상·심사위원 특별상·배우상·예술공헌상 등 5개 부문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인다.
경쟁작에는 실조찬 외에도 심은경이 주연한 일본 영화 여행과 나날, 장률 감독의 신작 루오무의 황혼 등 화제작들이 대거 포함됐다. 대만 배우 서기의 감독 데뷔작 소녀와 스리랑카 감독 비묵티 자야순다라의 스파이 스타도 함께 경쟁을 펼친다.

이날 이진욱은 “제가 영화 경험이 많지 않다. 작업 자체로 즐거웠는데 경쟁부문 후보작에 이름을 올라가니 신기하다. 연기 경력 20년이 넘었지만 영화는 처음인 게 많다. 지금 신나고 대만족”이라고 행복함을 나타냈다.
임 감독 역시 행복한 미소를 띄며 “저는 이 영화의 모양새가 상업 영화라 생각했다. 상업, 대중영화도 경쟁작에 오를 수 있구나 싶더라. 제가 좋아하는 감독님들과 이름을 함께 올릴 수 있어 뿌듯하다”라고 말을 더했다.
실조찬은 2012년 발간된 백영옥 작가의 동명 원작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저마다의 사연을 지닌 인물들이 모인 조찬모임에서 실연 기념품을 교환하며 상실의 아픔을 극복해 나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BIFF 기간동안 월드 프리미어 상영 전 회차 모두 전석 매진을 기록할 정도로 관심이 뜨겁다.
이진욱은 장기연애를 끝내고 무너진 일상을 견디는 컨설턴트 강사 지훈 역을 맡아 밀도 높은 감정 연기를 선보였다. 실연했지만 아직 이별하지 못한 승무원 사강 역의 수지와 호흡을 맞춘다.
이진욱은 “캐릭터를 어떤 느낌으로 연기할 지 감독님과 많은 대화를 나눴다. 저는 제 과거 연애의 기억을 갖고 와서 적용하는 작업을 했다”라며 “아마 영화를 보시는 분들이 나도 모르게 집중이 깨지는 순간이 올거다. 자신의 과거 연애 생각이 나서 말이다. 100%다”라고 말해 현장의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영화의 주요 메시지는 ‘마무리를 잘 짓는 게 잘 시작하는 방법’이라 생각한다. 실연을 아픔을 겪으면 모두가 어떻게 빨리 잊을 수 있는지 방법을 찾는다. 저는 그 대상을 잘 보내주고, 시간을 잘 보내는 게 중요한 것 같다. 저희 영화를 보시고 도움을 얻어서 앞으로 연애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제30회 BIFF는 오는 26일까지 이어진다. 올해부터 폐막식은 경쟁 부문 시상식 중심으로 진행하고, 별도의 폐막작 초청 없이 경쟁 부문 대상 수상작을 폐막작으로 상영한다. 상업영화의 대중성과 예술영화의 섬세함을 모두 갖춘 이 작품이 BIFF 30주년을 맞아 신설된 부산 어워드에서 어떤 결과를 거둘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부산=최정아 기자 cccjjjaaa@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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