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인터뷰] 백현진 “촬영날 가장 즐거워”·김민교 “새 대표작”…‘직장인들’, 시즌2 넘어 롱런 노린다

쿠팡플레이 '직장인들'에서 부장 역을 맡고 있는 백현진(왼쪽)과 김민교. 사진=쿠팡플레이

 

첫 고정 예능 출연의 백현진과 ‘SNL 코리아’ 터줏대감 김민교가 기대 이상의 ‘부장 시너지’를 발산하고 있다. 쿠팡플레이 오피스 코미디물 ‘직장인들’에서 나란히 부장 직위에 앉은 두 사람은 코미디와 긴장감이 관건인 프로그램에서 빠질 수 없는 주춧돌이다. 


지난 2월 시즌1을 시작으로 시즌2까지 이어지고 있는 ‘직장인들’은 어엿한 쿠팡플레이의 효자 프로그램이 됐다. 공개 첫 주 만에 쿠팡플레이 내 인기작 1위를 기록했고 시즌2 또한 5주 연속 인기작 1위, 리뷰 수 15만 건, 첫 주 대비 시청량 881% 수직 상승 등 각종 흥행 기록을 세우고 있다. 무엇보다 온라인에서의 체감 반응이 남다르다. 방송 직후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유튜브 쇼츠 등에서는 하이라이트 클립 영상이 곧바로 편집돼 올라온다. 

 

‘직장인들’은 중소 마케팅 회사 DY기획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오피스 코미디다. 다양한 세대가 함께 일하는 회사 안에서 벌어지는 갈등과 공감을 코믹하게 풀어낸다. DY기획의 대표 신동엽과 더불어 김민교(부장), 이수지(과장), 현봉식(대리), 김원훈(주임), 지예은·차정원(사원), 심자윤(인턴) 등이 각자의 방식으로 회사생활을 버텨낸다. 신동엽을 제외한 인물은 비연예인 직장인이라는 설정이라 현실감을 높였다. 시즌2에선 백현진이 부장으로 새롭게 합류했다. 기존의 조직 분위기를 뒤흔드는 까칠한 스타일의 인물로 등장하면서 이야기 전개에 긴장감을 추가했다.

 

뜨거운 입소문 덕에 ‘직장인들’ 주요 출연진과 PD는 프로그램이 한창 방영 중에 인터뷰를 진행했다. 시즌2의 핵심 포인트는 백현진의 깜짝 투입과 기대 이상의 활약이다. 백현진이 가수 활동을 할 때부터 팬이었다고 밝힌 김민 PD는 “음악에서 보여주는 즉흥성을 ‘직장인들’이라는 애드리브판에서도 보여주실 수 있겠다는 생각이 확실히 들어서 섭외를 했다. 요청에 응해주셔서 팬의 입장으로 너무나 감사했다”고 캐스팅 비하인드를 밝혔다. 

 

김민 PD=사진=쿠팡플레이

 

백현진은 “시즌1을 너무 재미있게 봤다. 덥석 한다고 했다”며 “이 프로그램이 되게 새로웠다. 예측이 도저히 안 되는 게 굉장히 재미있더라”라고 출연을 결심한 이유를 말했다. 

 

‘직장인들’은 기본적으로 상황 설정만 대본에 적혀 있고 그 상황을 채우는 영역은 오로지 플레이어들의 몫이다. 김민 PD는 “애드리브 비율이 약 8대2 혹은 9대1은 될 것 같다”며 “그날 촬영에 앞서 대본 리딩을 할 때도 오늘 어떤 식으로 흘러갈지 합의만 하는 수준이다. 애드리브를 어떻게 할지에 대한 합의도 안 한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출연진의 애드리브로만 분량을 채울 수 있는 이유는 그만큼 믿음이 두텁기 때문이다. 김 PD는 “불안이나 변수가 당연히 있지만 그것보단 출연자들에 대한 믿음이 훨씬 더 크다”며 “저는 사실 연출자라고 말하기도 애매한 게 그냥 판만 만들었을 뿐이지 플레이어들이 알아서 만들어 가는 것이다. 제가 하는 연출은 그냥 기다리는 것밖에 없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백현진은 “정확한 설계나 계획이 없으니까 불안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촬영 당일 다들 오전에 모이면 누구에게도 불안함을 느낄 수 없다. 다들 너무 편하고 오히려 눈들이 반짝반짝하다. 불안함보다는 호기심인 것 같다. 슛이 들어가면 도대체 어떤 일들이 벌어질지 눈이 반짝반짝하는 게 보인다. 정말 다들 별로 준비는 안 한다. 즉흥 음악으로 치면 재능 있고 훈련을 많이 한 연주가들이다. 즉흥 연주에 능한 사람들이 모여 있는 팀인 것”이라고 동료들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신동엽에게도 공을 돌렸다. 김 PD는 “분위기를 가장 잘 만들어 주시고 판을 가장 명리하게 짜시는 분이 신동엽”이라며 “숏폼에서는 당연히 김원훈이나 백현진이 부각이 되지만 전체를 봤을 때 이들이 놀 수 있게 판을 짜주고 오히려 본인은 거기에서 빠지는 그 영리한 역할은 신동엽이 해준다. 신동엽만 연예인이라는 설정인데 그 설정을 가장 영리하게 플레이하고 다른 출연진을 돋보이게 한다”고 칭찬했다. 

 

‘직장인들’의 출발점에 대해 김민교는 “김민 PD한테 제안받았을 때 제가 굉장히 잘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닐까 생각했다. 저는 연극을 전공했는데 즉흥 연기라는 수업 자체도 있고 어떤 주제만 두고 즉흥적으로 플레이하는 것에 대해서는 낯설지가 않다”며 “다행히도 너무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시고 주변에서도 얘기를 많이 들어서 감사한 마음으로 시즌2를 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기존 부장 역할을 하던 김민교에 더해 백현진이라는 새로운 부장의 투입도 그에게 더 좋은 기회가 됐다. 극 중에서는 또 다른 부장 포지션 등장에 달가워하지 않지만 실제의 김민교는 “제 입장에서는 플레이 할 거리가 더 많았던 것 같다”고 웃었다. 이어 “시즌1에서는 꼰대지만 MZ인 척하려고 하는 부장으로서 플레이 할 수 있는 게 많이 없었다. 그런데 이번 시즌에서는 백현진 부장과의 관계가 있기 때문에 자리를 뺏기기 싫어하는 목적이 더 정확하게 생겼다. 그래서 더 플레이하기가 즐거웠다”고 부연했다.


백현진은 “예능이 아니고 저는 진짜 연기하는 것이라고 생각을 한다. 제가 활동 기간에 비해 예능을 아예 하지 않았다. 그런데도 ‘직장인들’을 덥석 하겠다고 한 이유는 여기엔 가수도 있고, 코미디언도 있고, 배우도 있는데 이 판에서 배우로서 오피스 시리즈물을 하나 만든다는 생각으로 들어온 것”이라며 “굉장히 재미있다. 누가 더 도드라진 게 보이는 게 있을 텐데 각자 포지션의 역할을 충실하게 연기를 해줘서 이렇게 재미있게 나오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중간 투입하게 됐지만 마음 편히 연기할 수 있었던 이유는 기존 출연진의 배려와 환영이었다. 백현진은 “신동엽 선배가 완전히 마음을 열고 환영을 해 주더라. 사실 제가 낯가림이 큰 사람인데 김민교, 김원훈이 계속 저를 불러내서 놀아주고 마음을 많이 열어줬다. 제가 편하게끔 판을 깔아주더라”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백현진은 “시즌1을 만든 여덟 분의 배우 분들이 만들어 놓은 것에 제가 잘 들어가서 놀고 있는 중인 거다. 그래서 사실 너무 고맙다”며 “차정원과 공통된 얘기를 한 적이 있는데 일주일 중 가장 즐거운 날이 ‘직장인들’ 촬영하는 날이라는 것이다. 일하는 곳이 재밌으면 그건 정말 행복한 것이지 않나. 그래서 지금 팀에게 너무 고맙다”고 동료들을 향한 진심을 털어놨다. 

 

 

프로그램의 백미 중 하나는 백현진과 김원훈의 관계성이다. 둘 사이의 상하 관계에서 생기는 애드리브가 특히 많다. 백현진이 캐릭터상 깐깐하게 행동하면 김원훈이 재치있게 대응하면서 웃음을 유발한다. 백현진의 무리수 애드리브에 김원훈이 오히려 “이렇게 하면 안 된다”며 혼을 내는 경우까지 발생한다.

백현진은 “김원훈은 진짜 예측이 안 되더라”라고 웃었다. 이어 “처음에는 김원훈의 연기에 살짝 말린 게 있었다. 그 연기에 말려서 오히려 주춤하는 것까지 다시 즉흥 연기 리액션으로 바꾸면서 희한한 신들을 만들어내는 것 같다. 연출팀에서 편집으로 구성을 잘 해준 것 같다”고 말했다.

 

김민교는 “기존 동료들은 워낙 작업을 많이 해봤기 때문에 눈만 봐도 뭐 하려는지 알고 호흡이 굉장히 좋다”며 “그런데 백현진 형님이 들어왔을 때는 낯선 에너지가 들어왔으니까 불협화음이라고 느낄 때가 있었다. 그럴 때 김원훈이 그 불협화음을 연기로 그대로 오픈하는 경우가 생기더라. 저도 보면서 ‘PD가 이걸 살릴까’ 했다”고 웃었다.

 

김 PD는 “연출자로서 말하자면 이 프로그램은 합이 잘 맞으면 안 된다. 그 많은 직책의 사람이 서로 으쌰으쌰해서 지내는 직장은 없다. 원래 호흡 맞추던 사람들이 서로 딱 보면 아는 방식으로 흘러가면 오히려 직장 같지 않아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한창 촬영을 이어가고 있는 ‘직장인들’의 시즌 종료는 아직 예정된 게 없다. 다만 장수 시리즈로 이어가고 싶은 마음은 모두 똑같다. 김 PD는 “시즌2를 계속 편집하고 있다 보니까 아직 생각하고 있는 건 없다. 다음 시즌을 벌써부터 미리 계획해 놓고 있진 않다. 다들 직장 생활을 하셔서 알겠지만 하루하루가 평온하게 끝나는 경우가 없고 새로운 갈등과 딜레마가 항상 생기기 때문에 마르지 않는 소재의 샘이라고 생각한다. 소재에 대한 걱정은 안 한다”고 의지를 보였다.

 

김민교 또한 “‘직장인들’이 영원하면 좋겠다. 저는 SNL이 대표작인데 새로운 대표작이 생긴 것 같아서 너무 감사하다”고 프로그램에 애정을 드러냈다.

 

제작진과 출연진 모두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는 ‘직장인들’. 백현진의 합류로 DY기획의 뼈대는 더욱 견고해졌다. 매회 뜨거운 화제성을 자랑하고 있는 만큼 시즌2 이상의 롱런도 기대해볼 만 하다.

 



지동현 기자 ehdgus121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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