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걸리면, 넘어간다.
지난 시즌 삼성은 외국인 타자 쪽에서 고민이 컸다. 외인 교체카드 2장을 타자 쪽에만 할애했을 정도. 그렇게 어렵게 찾은 자원이 바로 르윈 디아즈(삼성)다. 노력은 헛되지 않았다. 확실한 임팩트를 선사했다. 준플레이오프에서부터 한국시리즈까지 9경기서 타율 0.353(34타수 12안타) 5홈런을 10타점을 신고했다. 삼성이 올 시즌에도 동행을 이어간 배경이다. 계약금 10만 달러에 연봉 50만 달러, 인센티브 20만 달러 등 총 90만 달러에 재계약을 채결했다.
KBO리그서 맞이한 첫 풀타임 시즌. 말 그대로 펄펄 난다. 16일까지 전 경기(134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0(514타수 154안타), 47홈런 139타점 54볼넷 등을 신고했다. OPS(출루율+장타율)가 0.988에 달한다. 홈런, 타점 부문서 압도적 선두다. 이 기간 홈런 2위는 패트릭 위즈덤(KIA)으로 32번의 아치를 그려냈다. 타점 2위는 LG의 4번 타자 문보경으로 108점을 올렸다. 남은 경기가 많지 않은 가운데, 사실상 타이틀 홀더를 확정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설적인 파워 히터들을 줄줄이 소환할 기세다. 굵직한 이정표 또한 앞두고 있다. 2015년 야마이코 나바로(전 삼성)가 세운 역대 외인 최다 홈런(48홈런) 경신은 기본, 50홈런까지도 가시권이다. KBO리그 역사상 단일 시즌 50홈런 고지를 밟은 이는 단 3명뿐이다. 이승엽(1999년 54개·2003년 56개)과 심정수(2003년 53개), 박병호(2014년 52개·2015년 53개)가 주인공이다. 만약 디아즈가 올 시즌 해낸다면, 박병호 이후 10년 만에 50홈런 타자가 탄생하게 된다.
타점 페이스 역시 심상치 않다. 리그 한 시즌 최다 타점 신기록을 노린다. 이 부문 기록은 박병호가 가지고 있다. 2015년 작성한 146타점이 최다 기록이다. 디아즈가 현재까지 보여준 흐름대로라면 산술적으로 149타점에 다다른다. 무엇보다 최근 흐름이 좋다. 앞선 10경기에서 4개의 홈런, 8타점을 쓸어 담았다. 디아즈의 올해 한 경기 최다 타점은 7타점(4월25일 대구 NC전)이다. 16일 대구 롯데전에서도 3점짜리 홈런을 포함해 4타점을 홀로 책임진 바 있다.
감탄을 자아내는 짜릿한 한 방, 한 순간에 분위기는 바꿀 수 있는 강력한 무기다. 자연스레 상대 입장에선 공포의 대상일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디아즈를 거르기도 애매하다. 앞뒤로 구자욱, 강민호 등 강타자들이 포진해 있는 까닭이다. 정규리그 종착점을 눈앞에 두고 치열한 5강 경쟁을 벌이고 있는 삼성 입장에선 가장 믿을만한 카드 중 하나다. 특히 가을야구와 같은 큰 경기에선 존재감이 더욱 뚜렷해질 터. 디아즈가 있기에, 삼성은 또 한 번 희망을 품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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