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기상캐스터들, 故 오요안나 1주기 ‘검은 옷’으로 추모

사진= MBC 유튜브 캡처

MBC 기상캐스터들이 지난해 세상을 떠난 故 오요안나의 1주기를 맞아 검은 옷을 입고 방송에 출연해 조용한 추모의 뜻을 전했다.

 

고인의 1주기였던 15일 MBC 방송 화면 속 기상캐스터들의 의상 변화가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낮 12시 뉴스데스크 날씨를 맡은 이현승은 검정 원피스에 단정한 머리 스타일로 등장했고, 5시 뉴스와경제 및 뉴스데스크 날씨를 진행한 금채림 역시 차분한 검정 원피스를 착용했다.

 

아침 뉴스투데이에서 날씨를 전한 김가영은 짙은 네이비톤의 원피스를 입으며 조용한 애도를 표했다. 이들의 의상은 전날 혹은 다음 날 방송에서 보여준 밝은 색상과는 대비되며, 고인을 위한 추모 메시지로 해석됐다.

 

한편 MBC는 故 오요안나의 1주기를 맞아 기상 캐스터 제도를 개편하겠다는 방침도 발표했다. 프리랜서 형태로 운영되던 기존 시스템을 종료하고, ‘기상 기후 전문가’를 정규직으로 채용해 기상 정보뿐 아니라 관련 콘텐츠 제작과 출연까지 아우르는 역할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MBC는 오요안나 사건 관련 조사 결과를 유족 측과 피고 측의 동의가 있을 경우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고인의 유족은 이러한 제도 개편에 대해 “정작 오요안나의 노동자성을 인정하지 않는 발표”라며 “고인을 두 번 죽이는 일”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한 “정규직화를 위해 단식까지 했던 고인의 어머니 노력의 결과가, 오히려 동료들을 퇴출시키는 방식으로 이어졌다”고 반발했다.

사진= 오요안나 SNS

故 오요안나는 2023년 9월 15일, 28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생전 사용하던 휴대전화에서 유서가 발견되면서 직장 내 괴롭힘 의혹이 불거졌다.

 

이후 MBC는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려 조사에 착수했고, 故 오요안나와 함께 일했던 기상캐스터 김가영, 이현승, 최아리와는 재계약을 체결한 반면, 괴롭힘 가해자로 지목된 A씨와는 계약을 해지했다.

 

고용노동부 역시 특별근로감독을 통해 MBC 내 괴롭힘이 있었다고 인정했지만, 고인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되기 어려워 직장 내 괴롭힘 법적 적용은 불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놨다. 

 



한주연 온라인 기자 ded06040@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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