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통증, 소화불량 아닌 심근경색 신호? “심혈관질환 병원 검사 중요”

국내 심혈관질환 환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2022 심뇌혈관질환 발생통계’에 따르면, 심근경색 발생 건수는 3만4969건에 달했다. 발병 30일 이내 사망률은 9.0%, 1년 내 사망률은 15.8%로 나타났다.

 

특히 남성이 여성보다 2.8배가량 발병률이 높고, 고령일수록 위험도가 급격히 상승한다. 오는 29일은 ‘세계 심장의 날’이다. 가슴통증이나 가슴이 찌릿한 증상을 가볍게 넘기지 말고, 심혈관 건강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백은지 경산중앙병원 내과과장

◆단순 근육통 아닌 ‘흉통’의 정체

 

흉부 중앙이 조이는 듯한 통증, 왼쪽 팔이나 턱으로 번져가는 불편감, 숨이 가빠지는 증상은 흔히 소화불량이나 근육통으로 오인하기 쉽다. 그러나 이는 협심증이나 심근경색 같은 심혈관질환의 초기 신호일 수 있다.

 

협심증은 관상동맥이 좁아져 일시적으로 혈액 공급이 부족해 발생하며, 휴식 시 증상이 사라지기도 한다. 반면, 관상동맥이 갑자기 막히면 심근이 괴사하면서 심근경색이 발생한다.

 

백은지 경산중앙병원 내과과장은 “흉통이 30분 이상 지속되거나 식은땀·구토·어지럼증이 동반되면 응급 상황으로 판단하고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며 “특히 당뇨병 환자는 통증이 뚜렷하지 않은 무통성 심근경색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조기 진단이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심혈관질환은 증상이 불분명하거나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아 방치되는 경우가 많다”며 “정기적인 건강검진과 심초음파, 심전도 검사 등을 통해 미리 위험 요인을 확인하는 것이 최선의 예방법”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심혈관질환 현황

 

심혈관질환은 우리나라 주요 사망원인 중 상위권을 차지한다. 2022년 기준, 심근경색의 발생률은 인구 10만 명당 68.2건으로 나타났고, 남자는 101.6건, 여자는 35.1건이었다. 치명률은 30일 내 9.0%, 1년 내 15.8%에 달하며, 여성은 1년 치명률이 23.1%로 남성보다 높았다.

 

재발률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한번 심근경색을 겪은 환자는 관상동맥 손상, 혈관 내 염증, 생활습관 문제로 인해 다시 발병할 위험이 크다. 따라서 한번 발병했다고 끝나는 질환이 아니라는 점이 특징이다.

 

◆심초음파 검사, ‘보이지 않는 심장’의 경고등

 

심혈관질환 조기 진단에는 심초음파 검사가 큰 역할을 한다. 이 검사는 인체에 무해한 초음파를 이용해 심장의 구조와 기능을 실시간으로 관찰한다.

 

백은지 내과과장은 “심초음파 검사를 통해 심방과 심실의 크기, 벽 두께, 판막 상태 등 구조적 이상을 확인할 수 있다”며 “좌심실의 수축과 이완 기능, 구혈률을 측정해 심장의 펌프 기능이 정상적으로 유지되는지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벽운동 이상을 통해 혈류가 부족한 부위(허혈성 변화)를 조기에 발견할 수 있고, 스텐트 시술이나 관상동맥 우회술 이후에는 심장이 얼마나 회복되고 있는지, 재발 위험은 없는지를 추적 관찰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백은지 내과과장은 “심초음파는 검사 부담이 적고, 환자의 심장 상태를 종합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이라며 “가슴통증이나 두근거림이 반복된다면 조기 검사로 위험을 미리 차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위험인자 관리가 최선의 예방

 

심근경색과 협심증은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 같은 만성질환을 철저히 관리하고, 비만을 줄이는 것이 기본이다.

 

백은지 내과과장은 “흡연은 심혈관질환의 가장 강력한 위험인자 중 하나로 반드시 끊어야 하며, 포화지방과 염분 섭취를 줄이고 채소와 과일, 생선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며 “유산소 운동을 주당 150분 이상 실천하고, 스트레스와 수면 부족을 관리하는 것도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정희원 기자 happy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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