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쉽지 않은 여정이라도 반드시 해내겠습니다.”
프로축구 K리그1 제주SK FC는 15일 서울 스탠포드호텔 그랜드볼룸홀에서 Red&Gold Football(R&G)와의 파트너 조인식을 열었다. 구창용 제주SK 대표이사와 요헨 자우어 R&G 대표이사, 구자철 제주 SK 유소년 어드바이저 등 관계자들이 참석해 유소년 발전을 위한 협업을 약속했다.
한국 유소년 축구의 발전을 위해 지속적으로 고민을 해왔다. 제주는 섬이라는 지리적 한계로 인재 발굴에서 자꾸만 한계에 부딪혔다. 지역 내 좋은 인재 유출도 걱정 중 하나였다. 그럼에도 김준하, 최병욱(이상 제주), 이동률(인천), 정태욱(서울) 등 다수의 유스 출신 선수들을 키워냈다. 한 걸음 더 나아간다. 세계로 시선을 옮기며 고민을 지우겠다는 각오다. R&G와의 파트너십 체결로 제주 유스의 경쟁력 향상을 꿈꾼다.
R&G는 바이에른 뮌헨(분데스리가), LAFC(미국 메이저리그 사커)가 공동 설립한 합작 법인이다. 유망주 발굴부터 프로 데뷔까지 책임지는 통합형 글로벌 플랫폼이다. 남미(우루과이), 아프리카(감비아, 세네갈, 카메룬), 아시아(한국)의 연결다리를 한다. 이번 협약으로 제주에 글로벌 유스컵 참가, 출전시간 보장, 데이터 기반 트레이닝 제공 등 네트워킹 파트너십을 제공할 예정이다.
특별한 인연이 있다. 자우어 대표이사는 과거 볼프스부르크 단장 시절 때부터 선수 구자철을 유심히 지켜봤다. 2011년 제주 유나이티드(현 제주)로부터 구자철을 영입하기도 했다. 구자철은 지난 시즌 제주에서 은퇴 후 어드바이저로 제2의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 지난 1월엔 뮌헨으로 향해 연수를 받기도 했다. 요헨 자우어 대표이사는 “구자철의 유소년 시절부터 알고 있었다. 한국 선수들이 어떻게 성장하고 있는지 구자철을 통해 지켜봤다. 이번 협약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 게 구자철 어드바이저”라고 고마움을 드러냈다.
이어 “여러 국가에 오피스를 설립하면서 아시아 시장을 조사했다. 이중 한국 시장이 가장 매력적이라고 판단했다. 뮌헨의 일원으로서 김민재, 정우영, 이현주 등을 영입하며 한국 선수의 재능을 확인했다”며 “이번 협약으로 제주의 유소년 선수 육성, 나아가 한국 유소년 육성에 힘이 됐으면 한다. 또 한국에 재능이 있는 선수들이 세계 무대로 뻗어 나가길 기대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소년 발전에 유독 진심인 이유가 있다. 고등학교 시절 구자철 어드바이저는 선수 생활의 마침표를 고민했다. 거세게 흔들리던 2006년 8월, 제주의 오퍼를 받으면서 프로 무대에 데뷔했고 성장해 해외 진출까지 이뤘다. 그는 “나는 아직도 영입을 받았던 그날에 살고 있다. 또 제주까지 와서 나를 봐줬던 분이 요헨 자우어 대표이사님이다. 이 과정들이 쉽지 않았지만, 덕분에 결실을 맺을 수 있었다”고 감사를 전했다.
이번 협약의 가교 역할로 한국 축구에 빛을 띄우겠다는 각오다. 구자철 어드바이저는 “이제는 내가 뛰어야 한다. 선수들이 해외에 진출하고, 좋은 선수를 발굴해 제주의 미래를 밝히고 싶다. 나아가 한국 축구가 단순히 스포츠를 뛰어넘어 더 큰 산업이 되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K리그를 이끄는 한국프로축구연맹도 집중한다. 파트너십을 찾은 한웅수 한국프로축구연맹 부총재는 “사실 씨를 뿌리는 사람과 수확하는 사람은 다르다. 구자철 어드바이저의 역할이 중요하다. 여기까지 만들어놨으니, 이제 성과를 내기까지 꼼짝 못하고 제주에 남아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제주와 R&G가 시작을 열었으니, 다른 팀들도 함께 갈 수 있도록 열심히 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제주가 이번 파트너십으로 얻고자 하는 건 확실하다. ▲유소년 선수의 육성과 발전 ▲지도자와 시스템 ▲해외 선수의 영입 등이다. 구창용 대표이사는 “좋은 선수가 육성되고 해외 무대를 경험할 기회가 의외로 적다는 것을 현장에서 느꼈다. 녹록지 않겠으나 R&G라는 플랫폼을 통해 유망주들이 선진 축구를 경험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하고자 한다”며 “지도자를 체계적으로 육성할 수 있는 시스템과 평가 제도, 인프라들을 만들고 싶다. 또 지도자들이 R&G가 가진 플랫폼 속에서 배운 뒤 한국으로 돌아와 지도자, 선수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도록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R&D 플랫폼에 속한 좋은 유망주들을 확인했다. 기회가 된다면 그 외국인 선수들이 K리그, 제주서 뛰었으면 한다. 경험을 통해 성장하고 이를 기반으로 다시 해외 나갈 수 있도록 하는 일련의 과정을 협의 중”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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