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믿는 거죠!”
순간의 결정이 희비를 가른다. 야구도 마찬가지. 10일 창원에서 열린 NC와 SSG의 맞대결이 대표적이다. NC가 3-4로 끌려가던 8회 말. 벤치가 분주하게 움직였다. 시작과 동시에 대타 카드를 꺼내들었다. 선두타자였던 김형준 대신 박민우를 투입했다. 상대 필승카드 노경은을 상대로 2루타를 때려냈다. 곧바로 대주자 최정원과 교체했다. 서호철의 희생번트, 여기에 김주원의 볼넷과 도루로 만들어진 1사 2·3루 찬스. 최원준의 희생플라이로 4-4 균형을 맞춘 뒤 다시 한 번 대타 작전을 꾀했다. 이우성을 내세웠다. 제대로 통했다. 역전 적시타를 때려냈다.
과감한 승부. 중심에 조영훈 NC 타격코치가 있었다. 이호준 NC 감독은 앞서 선보인 대타 작전과 관련해 “타격코치가 작두를 탔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코치가 먼저, 그것도 강력하게 요청하더라. ‘8회 (김)형준 타석에서 (박건우로) 바로 가시죠’ 이야기했다. 원래는 (서)호철이 타석에서 교체하려 했다. 2루타를 치고 나가니 이번엔 ‘(이)우성이가 노경은에게 강하다(통산 10타수 4안타)’ 얘기하더라. 일단 대기시켰는데, (오)영수랑 딱 스위치가 됐다”고 밝혔다.

흔한 일은 아니라 하더라도, 어느 정도 수평적 분위기가 형성됐기에 가능한 일일 터. 이 감독은 “사실 같이 있을 때 이야기하라고 하면 잘 못한다”면서 “우리는 휴대폰 메신저로 소통한다. 매 경기 시작하기 한 2~3시간 전 코치들이 각자 장문의 메시지를 보낸다. 해당 경기를 어떻게 풀어갈 것인지, 이유도 설명하고 영상 등도 첨부한다. 확인하고 보완할 거 있거나 잘못된 부분은 다시 메시지를 보내든지 방에서 잠깐 미팅을 하든지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루도 안 빠진다. 잘은 몰라도 2~3시간은 컴퓨터 앞에 있어야 할 것이다. 대단하다”고 덧붙였다.
시도하지 않으면, 변화도 없다. 때로는 실패할 때도 있다. 인정하고 다음을 준비하면 된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그 자리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 수장이 적극적으로 코치진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이유다. 이 감독은 “코치진이 열심히 준비하고 우리가 승인했다고 하면 가는 것이다. 좋을 때도, 안 좋을 때도 있다. 우리의 시도가 좋아도 상대가 더 잘 준비하면 어쩔 수 없다. 다음엔 이렇게 해보자 논의할 수 있다”며 “코치진들이 여러 제안을 하는 것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해보지도 못하고 겁나서 피한다면, 그땐 한 소리 한다”고 강조했다.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