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인터뷰] 마치 드라마처럼…박찬형 “하루하루, 꿈만 같아요”

사진=이혜진 기자

“하루하루, 꿈만 같아요.”

 

지난 3월22일 잠실구장. 롯데와 LG의 개막전이 한창이었다. 관중석에서 직원(STAFF) 카드를 목에 건 채 유심히 경기를 지켜보던 한 청년이 있었다. 고등학교 졸업 후 시작한 아르바이트였다. 단순한 돈벌이가 아니었다. 꿈을 키우는 시간이었다. “조금 일찍 오면 선수들이 훈련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프로 선수들은 어떻게 훈련하는지 공부하고, 내가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 돌아보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롯데에 새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내야수 박찬형이다.

 

혜성처럼 나타났다. 박찬형은 지난 5월 육성선수 신분으로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약 한 달 뒤 정식선수로 전환, 그토록 바랐던 1군 무대에 섰다. 방망이 하나만큼은 원석, 그 이상이다. 8일 기준 36경기서 타율 0.353(102타수 36안타) 3홈런 17타점 등을 올렸다. OPS(출루율+장타율)가 0.986에 달한다. 수장뿐 아니라 적장까지도 놀랐을 정도. 정작 박찬형은 고개를 가로젓는다. “프로는 확실히 수준이 엄청 높은 것 같다. 더 연구하고 공부해야 한다”고 밝혔다.

 

사진=롯데자이언츠 제공

 

기회가 간절했다. 배재고 출신인 박찬형은 2021 신인드래프트서 낙방했다. 대학 입학 대신 군 입대를 택했다. 이후 독립야구단에 입단했다. 연천 미라클, 화성 코리요 등을 거쳤다. 팬들에게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야구를 주제로 한 예능프로그램 ‘불꽃야구’에 출연하면서부터다. 당시 이대호의 극찬을 받기도 했다. 박찬형은 “현실적인 조언들을 많이 해주셨다. ‘되든 못 되든 한결같이 꾸준한 모습을 보였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신 게 가장 와 닿았다”고 귀띔했다.

 

독특한 타격 폼으로도 주목받았다. 준비 자세서 상체를 크게 숙인다. 팬들 사이에서 박찬형의 타격 폼을 두고 여러 선배들의 이름이 거론되기도 했다. 실제로 박찬형은 여러 선배들을 벤치마킹하며 자신의 것을 만들어갔다. 박찬형은 “박용택 선배님, 이대형 선배님 등 여러 선배님들의 타격 폼을 찾아봤다”면서 “특히 박용택 선배님은 어린 시절부터 이상적인 타격 폼이라고 생각했다. 많이 보고, 또 따라 하기도 하면서 참고를 많이 했던 것 같다”고 웃었다.

 

체구는 크지 않지만, 그 속에 악바리 근성이 엿보인다. 이제 막 프로에서 한 걸음 떼는 단계. 시행착오도 많을 수밖에 없을 터. 상대 전력분석이 더해지면서 점점 더 어려워지는 것은 물론, 지난 3일 수원 KT전에선 치명적인 끝내기 실책을 범하기도 했다. 좌절하지 않았다. 코칭스태프의 조언을 온 몸으로 습득하며 부족한 부분을 메우려 노력한다. 5일 인천 SSG전서 3점짜리 홈런을 때려내며 포효하기도 했다. 박찬형은 “어릴 때부터 지는 것을 싫어했다.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열정적으로 임하는 것이 내 장점이자 스타일인 것 같다”고 밝은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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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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