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담감 떨치고 ‘국대 슈터’로 성장한 LG 유기상의 미소 “최우수 수비상부터 MVP까지, 다 받고 싶습니다”

사진=LG 세이커스 제공

한국 농구의 새로운 얼굴이 된 유기상(LG)이 새 시즌을 준비한다.

 

유기상은 바쁜 비시즌을 보냈다. 지난 5월, 7차전까지 펼쳐진 챔피언결정전을 마친 뒤 6월에는 우승팀 자격으로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열린 국제농구연맹(FIBA) 바스켓볼 챔피언스리그(BCL) 아시아에 참가했다. 국가대표에 선발돼 7월 4차례 국내 평가전을 치른 뒤 지난달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FIBA 아시아컵 경기를 뛰었다. 

 

숨가쁘게 달리다 보니 새 시즌 개막이 코앞이다. 그러나 유기상은 지친 기색이 전혀 없다. 일본 오키나와에서 전지훈련 중인 유기상은 지난 4일 인터뷰에서 "바쁘긴 했는데 다 새로운 경험이었고 농구적으로 바쁜 거여서 괜찮았다"라며 "오히려 몸을 더 잘 만든 상태에서 BCL을 치렀으면 어땠을까 하고 후회가 된다"라고 말했다. 그는 "더 잘해서 이렇게 바쁜 생활을 계속 유지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유기상은 지난달 아시아컵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슈터로서 제대로 눈도장을 찍었다. 조별리그 2차전 카타르와의 경기에서 28분 54초 동안 3점 슛 7개를, 3차전 레바논전에서는 28분34초 동안 3점 슛 8개를 터트렸다. 그는 "대표팀에서 역할이 뭔지 잘 알고 있다. 감독님과 동료 형들이 제가 슛을 쏠 수 있도록 만들어주신다"라며 "조금 더 여유를 갖고 과감하게 던지다 보니 기록이 좋게 나온 것 같다"라고 말했다. 

 

'리그를 넘어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가 된 것 같다'라는 말에는 "아시아컵에서 우승했다면 스스로 인정했을 수도 있지만 8강에서 탈락했다"라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유기상은 "국가대표 유기상으로서 뭔가 더 만들어내고 싶다. 더 커리어를 쌓아서 인정을 받고 싶다"라며 "이번 아시아컵이 그 시작점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사진=LG 세이커스 제공

유기상은 디펜딩 챔피언 팀의 주전 슈터로서 새로운 시즌을 맞이한다. 그를 향한 기대도, 관심도 작년보다 훨씬 커졌다. 유기상은 "데뷔 때도 '빅3'로서의 부담감, 신인상 받고 나서는 신인왕으로의 부담감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라며 "그걸 신경 쓰면 오히려 말리는 것 같다. '될 대로 되라'라는 느낌으로 편하게, 자신 있게 해보려고 한다"라고 패기를 드러냈다. 

 

프로 데뷔 3년 차, 유기상은 많은 걸 이뤘다. 신인상을 받았고 챔피언 반지도 손에 넣었다. 올스타 팬 투표 1위까지 했다. 하지만 아직 이루고 싶은 목표가 무궁무진하다. 유기상은 "목표가 너무 많다. 최우수 수비상도 받아보고 싶고 3점 슛 상도 받아보고 싶다. 베스트5, MVP까지 다 받아보고 싶다"라며 "욕심은 많지만 그게 마음만으로 되는 게 아니니까 차근차근 해보려 한다"라며 눈을 반짝였다. 

 

한편 LG는 B.리그 류큐 골든 킹스와의 연습경기에서 69-93으로 패배했다. 내외곽을 휩쓴 칼 타마요가 19점을 책임지고 새 외국인 선수 마이클 에릭이 15점을 올리며 류큐의 골밑을 흔들었다. 유기상은 3점슛 2개를 포함해 12점을 기록했다. 다만 잦은 턴오버와 제공권 싸움에서 밀린 LG는 웃지 못했다. 

 

조상현 LG 감독은 경기 후 "외국인 선수에게 밀렸고 리바운드 등 기본적인 부분이 안 됐다"며 "작년에 우승하고 새 시즌 준비를 늦게 시작했고 처음 뛰는 선수도 있기 때문에 준비를 잘해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최서진 기자 westjin@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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