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투석은 만성신부전 환자들의 생명을 유지하는 필수 치료이지만 이 과정에서 다양한 불편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식사 문제, 복통, 팔 통증, 두통 등은 자칫 투석 치료 효과를 저해할 수 있는 요소로 작용한다.

◆식사, 투석 중에는 삼가야
혈액투석 중 식사는 일반적으로 권장되지 않는다. 국제학술지(Kidney International Reports)에 실린 2023년 연구에 따르면, 수축기 혈압이 90mmHg 미만으로 떨어지는 경우를 기준 투석 세션의 약 11.6%에서 저혈압이 발생했다.
혈액이 기계를 통해 외부로 빠져나가는 동안 혈압이 낮아지기 쉬운 상황에서, 식사까지 더해지면 위장관으로 혈류가 몰려 저혈압이 악화될 수 있다.
김유동 민트병원 혈관센터 원장(인터벤션 영상의학과 전문의)은 “투석 중에는 많은 양의 혈액이 몸 밖으로 나갔다가 다시 들어오는데, 이 과정만으로도 혈압이 낮아질 수 있다”며 “식사를 하면 위장으로 혈류가 몰리면서 어지럼증이나 실신으로 이어질 수 있어 투석 후 일정 시간 안정을 취한 뒤 식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투석 후 피로감, 반복된다면 조절 필요
투석 직후 피로를 호소하는 것은 비교적 흔한 현상이다. 수 시간에 걸친 혈액 교환 과정은 신체에 상당한 부담을 주기 때문이다. 의학적으로는 이를 '투석 후 피로증후군(Dialysis Fatigue Syndrome)이라 부르며 염증반응·전해질 불균형·산소 공급 저하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투석 시간이 지나치게 길거나 제거해야 할 체액량이 많을수록 피로도가 심해질 수 있다.
김유동 원장은 “대부분은 휴식으로 회복되지만,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만큼 피로가 심하거나 자주 반복된다면 건체중 설정이나 투석 속도, 여과량을 조정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복통, 일시적일 수 있지만 장 허혈 가능성도
투석 중 복통을 호소하는 환자도 있다. 단순한 불편감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장기 손상의 신호일 수 있다.
복통의 원인 중 하나는 장으로 가는 혈류가 일시적으로 줄어들며 발생하는 '장 허혈성 통증'이다. 이는 투석 중 혈압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장기에도 일시적인 산소·혈류 부족이 생길 때 발생한다. 대부분 일과성으로 끝나지만, 통증이 심하거나 오랫동안 지속되면 소화관 손상의 전조일 수 있다.
김유동 원장은 “복통이 일시적이라면 지켜볼 수 있지만, 통증이 심하거나 30분 이상 지속되면 위장관 허혈을 의심해야 한다”며 “이 경우 내시경, 복부CT 등의 정밀 검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팔 통증, 단순 근육통 아닌 투석혈관 이상 가능성
투석혈관이 있는 팔에서 통증이 발생하는 경우, 단순한 근육통이 아닐 수 있다. 투석환자는 동정맥루(AVF)나 인조혈관(AVG)을 이용하는데, 이 부위에 협착(좁아짐)이나 유출 이상이 생기면 혈류가 원활히 흐르지 않아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혈류가 주변 조직으로 새면서 조직 내 압력이 높아질 경우 강한 통증을 느낄 수 있다. 심한 통증이 반복될 경우 혈관초음파 등으로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두통 역시 투석 중 흔히 나타나는 증상이다. 특히 팔→심장으로 가는 혈관이 좁아져 혈액이 머리로 역류할 경우, 압력 상승으로 두통이 발생할 수 있다.
김유동 원장은 “투석 중 반복되는 두통이 있다면 단순 혈압 문제 외에 중심정맥 이상을 의심해야 한다”며 “초기 진단과 치료로 증상 완화는 물론 뇌 건강도 지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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