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라마 ‘에스콰이어’(JTBC)와 ‘폭군의 셰프’(tvN)가 나란히 글로벌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한국 콘텐츠의 저력을 증명하고 있다.
배우 이진욱·정채연이 호흡을 맞춘 ‘에스콰이어’는 지난달 첫 방송 직후부터 글로벌 인기를 체감했다. 방송 첫주 약 460만 수(누적 시청 시간을 총 러닝타임으로 나눈 값)를 기록하며 글로벌 비영어 TV쇼 부문 2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대한민국을 포함해 무려 51개국에서 톱10에 들었다. 초반 반짝 인기가 아니라 방영 내내 높은 글로벌 인기를 유지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글로벌 TV쇼 부문 톱10에 5주 연속 자리하고 있으며 현재까지도 한국·일본·브라질·멕시코 등 총 42개국에서 톱10을 유지 중이다.


‘에스콰이어’의 글로벌 인기는 공감 가능한 성장 서사와 배우들의 호연이 결합한 결과로 보인다. 드라마는 정의롭고 당차지만 사회생활에 서툰 신입 변호사가 차가워 보이지만 실력만큼은 최고인 파트너 변호사를 통해 완전한 변호사로 성장해 나가는 이야기를 그렸다. 법정 드라마라는 장르적 특수성을 갖고 있으면서도 주인공의 성장과 정의를 향한 고민을 중심에 둬 해외 시청자도 쉽게 공감할 수 있다.
단순한 승패의 법정물이 아니라 ‘변호사를 꿈꾸는 사람들’이라는 서사를 통해 보편적 인간 성장 이야기를 풀어낸 점이 차별화됐다. 현직 변호사 박미현 작가의 전문성이 녹아든 에피소드도 현실감이 살아 있다는 평가다.
무엇보다 드라마 속 스토리를 구현하는 배우들의 매력적인 연기와 앙상블이 빛을 발했다. 이진욱은 노련하면서도 카리스마 있는 변호사 캐릭터를 안정적으로 소화하며 드라마를 이끌었다. 정채연 또한 정의롭지만 서투른 신입 변호사 강효민 역을 맡아 점차 성장하는 인물의 변화를 섬세하게 그려냈다. 이진욱의 노련함과 정채연의 풋풋함이 탄탄한 시너지로 몰입감을 높이고 있다는 평가다.

‘에스콰이어’가 생생한 변호사 세계를 그렸다면 ‘폭군의 셰프’는 요리사 주인공을 내세워 글로벌 인기를 누리고 있다. 글로벌 OTT 콘텐츠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폭군의 셰프’ 또한 첫 방송 직후 일본·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등 전 세계 41개국에서 1위를 차지하며 넷플릭스 글로벌 TV쇼 부문 1위에 등극했다. 이탈리아·독일·스페인 등 북미와 유럽권에서도 인기를 끌며 무려 93개국 톱10에 진입했다. 넷플릭스 본토인 미국에서의 10위권 진입이 특히 이례적이다. 미국은 상대적으로 비영어권 로맨스 코미디, 사극에 진입 장벽이 매우 높지만 폭군의 셰프가 그 높은 장벽을 넘은 셈이다.

드라마는 최고의 순간 과거로 타임슬립한 셰프가 최악의 폭군이자 절대 미각 소유자인 왕을 만나며 벌어지는 판타지 로맨스 코미디다. 타임슬립과 미식을 소재와 더불어 사극 로맨스 코미디라는 조합은 기존 K-드라마에서 흔치 않은 설정이다. 독특한 장르 혼합이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조선시대라는 역사적 배경 속에 요리를 전면에 내세워 해외 시청자에게 이색적이면서도 보편적인 즐거움을 제공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조선 궁중음식과 한국 전통의 미식 문화를 다채롭게 담아내 해외 시청자가 자연스럽게 한국 음식 문화에 흥미를 갖게 했다.
전 세계적으로 사랑 받은 드라마 ‘킹더랜드’(JTBC) 등으로 해외 K-드라마 팬층에 인지도가 높은 배우 임윤아는 ‘폭군의 셰프’에서도 해외 인기를 견인하고 있다. 임윤아는 촬영 전 요리 학원 수강과 현직 셰프 자문을 통해 자연스러운 연기를 선보였고 주인공의 강단 있는 성격을 섬세하게 표현했다. 배우 이채민은 촬영 직전 급하게 투입됐음에도 카리스마와 슬픔, 설렘이 공존하는 입체적 캐릭터를 뛰어난 연기력으로 구현해 인생 캐릭터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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