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 소속팀 품에 안긴 김하성(애틀랜타 브레이브스)가 강렬한 첫 인상을 남겼다. 애틀랜타 유니폼을 입고 치른 첫 경기서 멀티히트 신고식을 치렀다.
김하성은 3일(한국 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 위치한 리글리 필드서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리그 시카고 컵스와의 원정경기에 6번타자 겸 유격수로 선발 출전, 4타수 2안타를 쳤다. 이전 소속팀 탬파베이 레이스에서 뛴 지난달 20일 뉴욕 양키스전 이후 14일 만에 그라운드 위를 밟았다. 동시에 애틀랜타 소속 선수로 나선 첫 경기였다.
김하성의 올 시즌은 험난했다. 2024년을 마치고 자유계약(FA) 자격을 얻어 탬파베이와 2년 최대 2900만 달러(약 404억원)에 계약했지만, 한 시즌을 온전히 끝내지 못한 채 이별했다. 올해 연봉만 1300만 달러(약 181억원)이다. 그러나 잔부상들과 부진이 겹치면서 거액을 부담하기 어려운 ‘스몰마켓’ 팀인 탬파베이도 방출 결단을 내린 것. 위기의 상황 속 그의 손을 잡은 건 애틀랜타였다. 하루 전 2일 웨이버 클레임을 통해 김하성을 영입했다.

애틀랜타는 김하성의 올 시즌 잔여 연봉 200만 달러(약 28억원)를 포함해 기존 계약을 승계한다. 더불어 시즌 종료 후 선수 옵션인 옵트아웃(계약 파기 권한) 조항도 유효하다. 김하성이 해당 옵션 발동 없이 시장에 나가지 않는다면 애틀랜타에 잔류해 2026년 1600만 달러(약 223억원) 연봉을 수령한다.
이에 동행을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미국 매체 ESPN은 “애틀랜타가 다음 시즌까지 염두하고 불확실한 내야 센터라인을 보강하기 위해 김하성을 영입했다”며 “김하성은 내년 시즌 옵트아웃 권한을 실행할 수도 있지만, 올 시즌 부진을 고려하면 그럴 가능성이 낮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이날 첫 출전, 초반은 고전했다. 김하성은 2회 초 1사 주자 없이 컵스의 선발투수 이마나가 쇼타 상대로 초구 직구를 건드려 투수 땅볼에 그쳤다. 이후 두 번째 만남도 여의찮았다. 팀이 2-4로 뒤진 4회 초였다. 1사 1루로 시작했지만, 주자 마이클 해리스가 도루 실패로 물러났다. 이어 김하성의 유격수 땅볼이 나와 이닝이 그대로 끝났다. 상대 팀 유격수 댄스비 스완슨의 부드러운 핸들링 장면에 막힌 게 아쉬웠다.

김하성의 방망이가 세차게 돌아간 건 이날 경기 2막부터다. 컵스는 7회 초 이마나가를 내리고 두 번째 투수 드류 포메란츠를 투입했다. 이때 김하성은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좌완 포메란츠가 6구째 던진 커브를 공략, 깔끔한 우전안타를 뽑아냈다. 후속타선의 침묵으로 득점으로 이어지지 못했지만, 애틀랜타 소속으로 처음 안타를 기록한 순간이다.
팀이 컵스를 1점 차(3-4)로 추격하던 9회 초에도 추가 안타를 뽑았다. 김하성은 2사 2루에서 상대 우완 다니엘 팔렌시아의 시속 160.6㎞ 직구를 쳐 내야안타를 만들었다. 1루 베이스까지 내달린 전력질주가 돋보였다. 다만 후속타자 일라이 화이트의 중견수 뜬공으로 경기는 종료됐다.
그럼에도 기분 좋은 첫 단추를 끼운 하루였다. 존재감을 뚜렷하게 각인시켰다. 브라이언 스닛커 애틀랜타 감독은 현지 매체를 만나 “김하성을 주전 유격수로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어썸킴’이 부진을 극복하고 새로운 기회를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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