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눈도장을 제대로 찍을 기회다. 미국 메이저리그(MLB)서 활약 중인 내야수 김하성(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이 새 소속팀에 합류하자마자 곧장 선발 출전에 나선다.
애틀랜타는 3일(한국 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 위치한 리글리 필드에서 2025 MLB 정규리그 시카고 컵스와의 원정경기를 앞두고 있다. 선발 타순에는 로널드 아쿠냐 주니어(우익수)-맷 올슨(1루수)-아지 알비스(2루수)-마르셀 오주나(지명타자)-마이클 해리스 2세(중견수)-김하성(유격수)-엘리 화이트(좌익수)-션 머피(포수)-나초 알바레즈 주니어(3루수)가 차례로 이름을 올렸다.
하루 전 2일 웨이버 클레임을 통해 탬파베이 레이스에서 애틀랜타로 이적한 김하성은 이날 6번타자 겸 유격수로 새 팀에서 데뷔전을 치른다. 웨이버 클레임을 통한 이적의 경우, 일반적으로 기존 계약 조건이 이적 구단으로 승계된다. 김하성은 올 시즌을 앞두고 탬파베이와 연봉 1300만달러(약 181억원), 2026년 1600만달러(약 223억원), 그리고 옵트아웃(계약 파기 권한) 조항 옵션이 포함된 자유계약(FA) 도장을 찍은 바 있다.
애틀랜타는 올 시즌 잔여 연봉 200만달러(약 28억원)를 포함해 이 계약 사항을 승계한다. 만일 김하성이 올 시즌을 끝으로 옵트아웃 옵션을 실행하지 않고 자유계약(FA) 시장에 나가면, 애틀랜타에겐 별다른 추가 부담이 없어진다.
서로가, 서로에게 필요하다. 빅리그 5년 차를 맞이한 김하성은 3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2022~2024년)을 마크하는 등 빼어난 저력을 입증했다. 나아가 2023년엔 내셔널리그(NL) 유틸리티 부문 골드글러브를 수상했다. 이는 한국 선수는 물론, 아시아 내야수 최초다.

그러나 지난해 8월 어깨 부상 이후 내리막이다. 어깨 재활 도중 햄스트링을 다치기도 했고, 올해 7월 초 빅리그에 복귀한 뒤로도 종아리, 허리 등 부상에 시달리며 신음했다.
부상과 부진 이중고 속 지난달 20일 뉴욕 양키스전 이후로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FA 계약 후 탬파베이서 24경기를 뛰어 타율 0.214(84타수 18안타) 2홈런 5타점 6도루에 머물렀다. 올 시즌 OPS(출루율+장타율)는 0.612다.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졌다. 최근 전력이 약화된 애틀랜타는 올 시즌을 앞두고 유격수 닉 앨런을 영입했지만, 기대엔 못 미치고 있다. 올 시즌 128경기에 출전해 타율 0.222, OPS 0.534으로 부진하다. 2루수도 마찬가지다. 통산 3차례 올스타에 올랐던 알비스는 올해 138경기서 타율 0.236, OPS 0.658으로 침묵 중이다. 애틀랜타는 2일 기준 62승76패, 승률 0.449로 NL 동부지구 4위에 머물고 있다. NL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도 희박하다.
2026년 동행을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 ESPN은 “애틀랜타가 다음 시즌까지 염두하고 불확실한 내야 센터라인을 보강하기 위해 김하성을 영입했다”며 “팀은 실망스러운 시즌의 막바지를 헤쳐 나가고 있지만, 내년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재정적 부담을 감수하며 격차를 메우고자 한다. 김하성은 내년 시즌 옵트아웃 권한을 실행할 수도 있지만, 올 시즌 부진을 고려하면 그럴 가능성이 낮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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