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아쉬움 훌훌…7이닝 삭제한 치리노스 “한국서 얻은 기회, 최고의 피칭으로”

사진=뉴시스

“한국 생활, 완전 만족합니다.”

 

프로야구 LG가 또 한 걸음 나아간다. 9월의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2025 신한 쏠뱅크 KBO리그’ 홈경기서 3-2 승리를 거뒀다. 8월의 좋은 흐름(월간 승률 0.650·1위)이 그대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잘 맞아 떨어지는 톱니바퀴, 조금씩 고지가 가까워진다. 어느덧 시즌 77승(3무46패)째. 2위 한화에 여유 있게 앞서가며(5.5경기 차) 1위 굳히기에 집중하고 있다. 정규리그 우승을 향한 매직넘버는 이제 14까지 줄어들었다. 

 

팽팽한 투수전이었다. 양 팀의 선발투수들이 모두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작성했다. 그만큼 신중한 피칭이 요구됐다. 자칫 틈을 보였다가는, 흐름을 한 번에 넘겨줄 수도 있었다. 외인 투수 요니 치리노스가 위력을 발휘했다. 7이닝 안타 1볼넷 무실점 피칭을 자랑했다. 8월27일 창원 NC전에 이어 2경기 연속 7이닝 무실점이다. 상대 선발투수 박세웅(6⅔이닝 2실점)도 호투했지만, 치리노스가 더 강했다. 야수진의 호수비도 큰 힘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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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리노스는 올 시즌을 앞두고 LG와 손을 잡았다. 신입 외인 선수 상한 몸값 100만 달러(계약금 20만 달러, 연봉 80만 달러)를 꽉꽉 채웠다. 그만큼 기대치가 높다. 미국 메이저리거 출신으로, 탬파베이 레이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마이애미 말린스 등을 거쳤다. 빅리그 통산 20승17패 평균자책점 4.22를 기록했다. KBO리그에서도 순항 중이다. 5~6월 헤매기도 했지만, 금세 제 궤도를 찾았다. 6월29일 잠실 KIA전(5⅓이닝 5실점) 이후 두 달 넘게 패가 없다.

 

지난 아쉬움도 훌훌 날려버린다. 치리노스는 올 시즌 롯데를 상대로 고전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2경기서 평균자책점 5.73에 그쳤다. 지난달 21일 홈에서 치른 롯데전이 마음이 걸렸을 듯하다. 5이닝 8피안타(1홈런) 6실점(5자책)으로 흔들렸다. 경기 초반부터 주도권을 넘겨주면서 경기를 어렵게 풀어나갔다. 다행히 타선의 도움으로 패전은 면했다(6-6 무승부). 이날은 달랐다. 1회 몸에 맞는 볼, 2루타가 나왔지만 실점 없이 마쳤다. 안정감 있는 운영을 자랑했다.

 

LG 투수진 중 가장 먼저 12승(4패)을 달성했다. 치리노스는 “지난 롯데전에선 습하고 더운 날씨 속에서 체력적으로 좀 힘들었던 부분이 있었다”면서 “핑계가 될 순 없다. 한국에서 좀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선 분명 적응해야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좋은 경기도, 나쁜 경기도 있지만 다 잊고 눈앞의 경기에만 집중하려 했던 게 도움이 됐다. 한국에서 내 커리어 상 또 하나의 기회를 얻었다. 최고의 피칭을 선보이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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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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