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A 한인타운의 한 식당, 항상 미국 메이저리그(MLB)가 틀어져 있던 TV지만 손흥민이 LAFC로 이적한 뒤엔 미국 메이저리그 사커(MLS) 경기가 자리를 잡았다. 도시 곳곳은 손흥민 사진으로 도배됐고, 벽화까지 생겼다. 홈 경기장 티켓은 웃돈을 줘도 구하기 힘든 상황이다. MLS 중계권을 가진 애플TV는 할인 요금제까지 선보이며 축구팬들을 버선발로 맞이한다. 손흥민이 바꿔놓은 풍경이다.
미국 매체 ESPN은 2일 “손흥민의 LAFC에서 활약은 LA 한인 커뮤니티에 자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며 “코리아타운을 대표하며 모두가 미국 MLS에서 손흥민을 진심으로 응원하고 있다”고 집중 조명했다.
지난 1일 손흥민은 샌디에이고FC와의 홈 데뷔전을 치렀다. 결과는 1-2 패배였으나, 미국 LA BMO 스타디움에선 이제껏 볼 수 없었던 광경이 펼쳐졌다. 2만2937명이 입장해 ‘쏘니’를 연호했다. ESPN은 “결과는 사실상 부차적인 것이었다”며 “LA의 최신 한국 스타를 환영하는 축제가 주를 이뤘다. 수많은 손흥민 유니폼, 응원 메시지가 담긴 현수막, 한국 국기가 경기장을 콘서트장으로 바꿔놨다”고 짚었다.
LAFC는 행복한 비명을 지른다. 손흥민은 ‘전 세계 통틀어 가장 많이 팔린 유니폼’ 기록을 세웠고, LAFC 경기 암표 가격은 187%나 급등했다. LA 관광 업계도 훈풍이 분다. LA관광청은 발 빠르게 손흥민의 경기 일정, 교통편, 숙소 등 여행 정보를 홈페이지에 소개했다. 한때의 활기를 잃고, 업소마다 극명한 명암을 보이던 한인타운도 빛을 되찾았다. 술집과 음식점들이 홈경기 당일 단체 손님을 맞기 위해 일찍부터 분주하게 움직였다는 후문이다.

실제로 최근 미국 여행을 다녀온 조영두(30) 씨는 “깜짝 놀랐다. 고속도로를 지나가는데 광고판에 손흥민 얼굴과 함께 한글로 ‘환영합니다. LAFC 손흥민’이 나오더라. 가장 잘 보이는 자리에 있어서 한 눈에 딱 들어왔다”면서 “손흥민의 LAFC 유니폼을 사기 위해 정말 많은 매장을 돌아다녔는데 구하지 못했다. 한 매장 직원에게 손흥민 유니폼을 구할 수 있는지 물었더니 ‘그거 구할 수 있으면 내가 입고 있지!’라고 얘기하더라. LA는 손흥민의 세상이었다”고 신기해했다.
물 들어올 때 노를 젓는다. 애플TV는 이날부터 할인 요금제를 선보인다고 밝혔다. 2025 MLS 시즌 남은 기간 MLS 시즌 패스 시즌권 구독을 3만9000원에 이용할 수 있다. 애플 TV+ 구독자의 경우 3만3000원의 특별 할인가로 시즌권 가입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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