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 늑대들’ 이끈 안준호 감독, 동행 여부는? “4일 경향위 회의서 판가름”

사진=국제농구연맹(FIBA) 제공

 

분수령이 다가온다. 백전노장과 ‘굶주린 늑대군단’의 동행은 계속될 수 있을까. 한국 남자 농구대표팀을 지휘한 안준호 감독의 재계약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이 논의는 오는 4일 대한민국농구협회가 개최하는 경기력향상위원회 2차 회의에서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협회 관계자는 “곧장 결론이 날 수 있을지 현시점에서 속단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시급한 안건은 맞다. 대표팀은 11월 말부터 2027 국제농구연맹(FIBA) 월드컵 아시아 예선(윈도우1)에 나선다. (지금의) 사령탑 공백기를 최소화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전했다.

 

안 감독은 이번 아시아컵을 앞두고 선수단과 함께 “피에 굶주린 늑대처럼 뛰자”는 각오를 밝히며 투지를 불어넣은 바 있다. 대표팀도 자연스럽게 ‘늑대군단’이라는 애칭을 얻었다.

 

안 감독 지휘 아래 지난달 17일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서 끝난 2025 FIBA 아시아컵 최종 6위를 기록했다. 8강에서 마주한 중국의 벽을 넘지 못하는 등 신장 차이를 극복하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년과 달라진 온도가 감지된다. 대표팀은 3년 전 아시아컵에서도 뉴질랜드에 막혀 4강 진출 문턱에서 좌절했다. 반면 이번 대회는 귀화선수 없이도 분투한 게 이목을 끌었다. 이현중(나가사키 벨카)과 여준석(시애틀대) 해외파 듀오를 필두로 유기상(LG), 이정현(소노) 등 젊은 선수들이 주축을 이룬 가운데 성공적인 세대교체가 이뤄졌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사진=국제농구연맹(FIBA) 제공


무엇보다 압박 수비와 속공을 팀 컬러로 채택해 대회 내내 보여준 저력이 고무적이다. 호주와 레바논, 카타르와 묶인 ‘죽음의 조’에서 2승1패를 기록, 2위로 조별리그를 뛰어넘었다.

 

한국이 이번 대회서 무릎을 꿇은 상대는 호주(조별리그)와 중국(8강전)뿐이었다. 두 팀이 결승 무대까지 올라 우승을 다툰 사실은 대표팀의 선전을 방증한다. 안준호호를 향한 팬들의 지지가 뜨거웠던 이유다.

 

협회는 지난 1일 오전 10시부터 경기력향상위 1차 회의를 열고 아시아컵 준비 과정과 최종 결과를 돌아봤다. 유재학 위원장을 비롯해 위원 전원이 참석했고, 안 감독과 서동철 대표팀 코치도 오전 11시 합류해 2시간가량 함께 의견을 나눴다는 후문이다. 

 

4일 열릴 2차 회의에서는 한층 무거운 의제가 다뤄질 전망이다. 안 감독의 재계약 문제도 포함돼 있다. 협회 관계자는 “이번 회의가 대회 자체에 대한 평가였다면, 2차 회의는 보완책과 발전 방향을 논의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협회는 해당 논의를 수렴, 다음 스텝을 차례로 밟아갈 것”이라고 했다.

 

“대표팀 사령탑 거취는 늦출 수 없는 과제”라는 설명이다. 11월 말부터 시작되는 FIBA 월드컵 아시아 예선을 대비하려면 신속한 결정이 필요하다. 중요한 갈림길 앞에 선 남자 농구 대표팀을 향해 온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국제농구연맹(FIBA) 제공


김종원 기자 johncorners@sportsworldi.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