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제야 뭔가 제대로 야구하는 것 같아요.”
프로 2년차. 좌완 투수 조동욱(한화)의 이름이 더 짙게 새겨진다. 전천후다. 팀이 필요로 하는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간다. 원포인트부터 롱릴리프까지. 올 시즌 벌써 59경기(53⅓이닝)를 소화했다. 팀 내 5번째로 많은 출전 수다. 특히 바쁜 8월을 보냈다. 15경기에 나섰다. 김범수(15경기)와 함께 한화 투수 중 월간 최다 출전을 마크했으며, 리그 전체로 봐도 박진(롯데), 최원준(두산·이상 16경기) 다음이다. 조동욱은 “좀 더 책임감 있게 던지려 한다”고 웃었다.
조동욱은 2024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전체 11순위)로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장충고 시절부터 동고동락했던 황준서(1라운드 전체 1순위)와 나란히 지명을 받았다. 아마추어 시절부터 큰 기대를 받았다. 즉시전력감이라는 평가가 뒤따랐다. 실제로 데뷔 첫 해부터 굵직한 인상을 남겼다. 선발과 구원을 오가며 21경기(41이닝)를 소화했다. 올해는 한층 업그레이드됐다. 이미 지난해 경기, 이닝 수를 뛰어넘은 것은 물론, 평균자책점도 6점대에서 3점대로 확 낮아졌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구속이다. 직구(포심)의 경우 지난해 139.7㎞에서 올해 143.9㎞로 껑충 뛰었다. 평균 4㎞가량 오른 것. 프로에 와서 전문적으로 트레이닝을 받으면 근육이 붙으면서 구속이 늘기도 한다. 그러한 점을 감안해도 4㎞는 꽤 드라마틱하다. 그만큼 준비를 철저히 했다는 의미일 터. 조동욱은 “솔직히 비시즌에 나름대로는 독하게 준비한 것 같다”면서 “폼이나 피지컬적인 면에서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고 본다. 더 좋아질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힘들지 않다면 거짓말이다. 여전히 배워야할 것들이 많다. 불펜투수 특성 상 언제 어느 상황에 나서게 될지 알 수 없기에, 한 시도 마음을 놓을 수 없다. 그래도 웃는다. 조동욱은 “사실 이렇게 중요한 순간에 많이 나가게 될 줄은 몰랐다”면서 “항상 준비는 하고 있다. 이제 조금씩 감이 온다. 경기를 보면서 ‘이때쯤 나갈 수도 있겠다’ 싶더라”고 전했다. 이어 “지난 시즌엔 정말 뭣도 모르고 했다면, 올해는 1군에서 뭔가 제대로 야구를 하는 느낌”이라고 밝혔다.
올 시즌 독수리 군단은 높이 비상하고자 한다. 정상을 정조준한다. 어렸을 때부터 꿈꿔왔던 그날이 하나둘 가까워진다. 긴장을 안 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단, 그마저도 즐기려 한다. 조동욱은 “입단할 때 꿈을 적는 시간이 있었다. 거기에 한국시리즈(KS) 우승을 적었던 것 같다”며 “친구들과 장난스럽게 그런 이야기를 많이 했었다. 9회 2사 만루 풀카운트에선 어떤 공을 던져야 하나 상상하기도 했다. 정말로 그런 날이 온다면 영광스러울 것 같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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