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호 출항’ 월드컵 대비 미국에서 플랜B “유럽파도 실험해볼 계획”

홍명보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에서 출국 수속을 밟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대표팀은 미국에서 오는 7일 미국, 10일 멕시코와 평가전을 치른다. 사진=뉴시스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 모의고사가 시작된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소집해 미국으로 출국했다. 코칭스태프는 국내파 9명과 함께 이동했고, 해외파 17명은 현지에서 합류한다. 한국은 오는 7일 오전 6시 미국, 10일 오전 10시 멕시코와 차례로 맞붙는다. 

 

월드컵 본선을 향한 모의고사다. 다만 ‘실험’의 성격이 짙다. 최정예 가동이 어려운 만큼 플랜B를 시도할 예정이다. 특히 중원에서 변화가 일어날 전망이다. 중원의 핵심인 황인범(페예노르트)이 종아리 부상으로 이탈했다. 서민우(강원FC)가 대체발탁됐으나 당초 홍 감독의 구상은 황인범과 호흡을 맞출 최적의 카드 선별이었다. 중원에서만 6명을 발탁한 이유다. 하지만 플랜B로 방향을 틀어 대안을 모색한다.  

홍명보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에서 미국 원정길에 오르며 출국 전 인터뷰를 하고 있다. 대표팀은 미국에서 오는 7일 미국, 10일 멕시코와 평가전을 치른다. 사진=뉴시스

위기를 기회로 바꾼다. 홍 감독은 “황인범은 모두가 알다시피 우리 팀의 주축 선수”라면서 “경험상 월드컵이나 올림픽 등 큰 대회를 앞두고 부상 변수는 늘 존재했다.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이 있다. 이에 대안을 갖고 있는 게 굉장히 중요한데, 이번 미국 2연전이 이를 준비할 좋은 기회”라고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 기회에 확실한 플랜B 카드를 찾는다면 플러스다. 홍 감독은 지난 7월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에서 플랜B를 가동한 적이 있다. 당시 유럽파 차출이 어려워 국내파 위주로 실험했다. 그는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플랜A로 계속 경기했다. 전술의 완성도가 만족할 만큼은 아니지만, (선수들의) 전술 이해도가 높았다고 생각한다”며 “월드컵 본선에서 사용할 수 있는 플랜B는 지난 동아시안컵 때 처음 시작했는데, 이번에는 유럽파를 데리고 실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홍명보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을 비롯한 선수들이 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출국하고 있다. 대표팀은 미국에서 오는 7일 미국, 10일 멕시코와 평가전을 치른다. 사진=뉴시스

황인범이 빠지면서 주전 경쟁은 더욱 뜨거워진다. 눈도장을 확실히 찍을 기회다. 박용우(알아인), 백승호(버밍엄), 박진섭, 김진규(이상 전북), 서민우, 카스트로프(왼헨글라트바흐)가 주전 자리를 놓고 다툰다. 지난 3월 황인범이 결장한 오만전에선 박용우와 백승호가 선발로 출전한 바 있다. 여기에 카스트로프가 도전장을 내민다. 독일 무대서 뛰고 있는 2003년생 카스트로프는 한국 최초 외국 태생 혼혈선수로 이목의 집중을 받고 있다. 이번 2연전에서 선배들을 제치고 활용도를 확실하게 증명해야 한다.

 

홍 감독은 “가장 중요한 건 선수가 대표팀 포지션에서 얼마나 경쟁력을 갖추느냐”라면서 “최대한 빨리 적응하도록 많은 사람이 협력해야 한다. 짧은 시간이지만 선수단이 카스트로프를 최대한 도와줄 것이다. 선수들과 원활한 소통은 어려울 수 있지만 계속 한국어와 한국에 대해 공부하고 있다”고 전했다. 

홍명보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에서 미국 원정길에 오르며 출국 전 인터뷰를 하고 있다. 대표팀은 미국에서 오는 7일 미국, 10일 멕시코와 평가전을 치른다. 사진=뉴시스

월드컵까지 10개월여밖에 남지 않았다. 내년 6월도 이번 2연전처럼 변수의 연속일 수 있다. 고민의 굴레에 놓인 홍 감독은 플랜B를 완성할 수 있을까. 그는 “이번 미국 원정에서 만나는 미국, 멕시코는 우리에게 좋은 파트너”라면서 “경기 결과도 중요하지만 내년 6월에 어떤 선수들이 경쟁력 있는지 계속 실험해야 하는 과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서진 기자 westjin@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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