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몰디브가 다시 한번 신혼여행 성지로 떠오르고 있다. 요즘의 허니문 트렌드는 ‘DIY’다. 남들 다 가는 곳보다 내 취향에 맞춘 여행지를 찾는다. 그럼에도 몰디브는 여전히 유일무이한 로망으로 남아 있다.
허니문도 유행을 탄다. 마치 패션처럼 트렌드가 빠르게 돌고 돈다. 하지만 꾸준한 투자와 브랜드 리뉴얼이 이어지는 몰디브의 가치는 여전히 굳건하다.
몰디브가 허니문 여행지로 독보적인 가치를 지니는 이유는 단순한 풍광을 넘어선 ‘대체 불가능한 경험’ 덕분이다. 우선, 일상과 단절된 ‘겟어웨이(get away)’가 가능한 목적지다. 하나의 섬에서 24시간 모든 것을 올 인 클루시브로 즐길 수 있는 구조는 다른 신혼여행지에서 경험하기 어렵다. 온전히 둘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이유다.

압도적인 바다와 수중 환경도 빼놓을 수 없다. 에메랄드빛 라군, 섬을 감싼 수중 생태계, 산호초와 어우러진 투명한 바다는 몰디브만의 상징이다. 게다가 현지 리조트들 역시 환경 보존과 지속가능성을 ‘생존의 문제’로 삼고 있다. 리조트가 아름답게 오래 살아남기 위해 회사 차원에서 환경보호에 심혈을 기울이는 만큼 청정 환경 속에서 신혼여행을 만끽할 수 있다.

몰디브라는 목적지가 가진 상징성도 크다. 흔히 바다가 아름다운 곳을 두고 ‘OO의 몰디브’ 같은 수식어를 붙인다. 그런데 이런 수식어가 쏟아지다보니 ‘진짜 몰디브는 어땠더라’ 생각하게 만든다.
사실 ‘어딘가의 몰디브’ 역시 몰디브를 가본 사람들만 쓸 수 있는 말이다. 아무리 어딘가의 몰디브라 불리는 곳이라도 원조의 압도적인 자연과 독보적 경험을 대신할 수는 없는 셈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몰디브가 신혼여행지로 다시 부활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리츠칼튼, 주메이라, JW메리어트 등 럭셔리 브랜드들이 몰디브에 속속 신상 리조트를 열고 있다. 글로벌 브랜드가 대거 몰디브에 몰린다는 것은 그만큼 주목받는 목적지가 됐다는 의미다. 동시에 더블유(W), 세인트레지스 같은 1·2세대 리조트들도 대규모 리노베이션과 업그레이드를 통해 섬에 한층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W몰디브, 허니문 신화의 시작

몰디브가 한국인의 ‘꿈의 신혼여행지’로 자리 잡은 데에는 W몰디브의 상징적 존재감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메리어트 본보이의 W는 호텔 업계에 처음 로고 플레이를 도입한 브랜드다. 이는 ‘힙스터들을 위한 럭셔리 브랜드’를 표방하며 등장과 함께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다.
W뉴욕이 처음으로 셀러브리티 마케팅을 본격화했고, 그 연장선에서 연 첫 번째 리조트가 바로 W몰디브였다. 화려한 브랜드 입지와 페스두 섬(Fesdu Island)의 독보적인 수중 환경 덕분에 전 세계 셀럽과 신혼여행객들이 몰려들었다. 섬 자체도 하트 모양이다.
마침 한국에도 아시아 최초의 W가 문을 열었다. 이런 상황에 W몰디브는 마치 샤넬 백처럼 상징적인 목적지로 떠오르게 된다. 당시 한국인들은 W몰디브 오픈 직후인 2007년부터 이곳을 장악하다시피 했다. 이때부터 ‘몰디브=허니문’이라는 공식이 굳어졌다. 실제 오픈 이듬해인 2008년에는 약 5000명의 한국인이 W몰디브를 찾았다.

이런 W몰디브는 지난 3월 대대적인 리노베이션을 마쳤다. ‘오리지널 웨이브메이커’를 테마로 W몰디브 특유의 대담한 에너지와 자연미를 더한 ‘럭셔리한 놀이터’로 거듭났다. 최근 가수 에일리 부부도 신혼여행지로 W몰디브를 택했다.
W몰디브는 몰디브 하면 떠오르는 모든 요소를 100% 충족하는 목적지다. 시야를 가리지 않는 뻥 뚫린 바다, 오버워터빌라, 그리고 수중환경까지. 총 77채의 빌라로 구성된 W몰디브는 ‘바이오-보호(Bio-Boho)’ 디자인 철학을 바탕으로 실내외 공간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1베드룸 오버워터·비치 빌라부터 워터 슬라이드가 마련된 2베드룸 빌라까지 다양한 옵션을 갖추고 있다. 몰디브 최초의 스틸 아트 워터 슬라이드 ‘스플린터웍스 베르텍스’가 특별한 즐거움을 더한다.

이곳은 몰디브 최고의 수중환경을 자랑한다. 몰디브의 섬은 자연 생성된 곳과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섬으로 구분된다. W몰디브가 위치한 페스두 섬은 자연 섬으로 천혜의 자연을 만끽할 수 있다. 이렇게 생성된 하우스 리프도 매력 포인트다. 멀리 나가지 않아도 바다 위에 지어진 오버워터빌라, 해변과 가까운 비치빌라에서 바로 입수하면 거북이, 상어 등과 수영할 수 있을 정도다.

무엇보다 ‘섬 속의 프라이빗 섬’이 있다. 다른 리조트와 공유하지 않고 오로지 W몰디브 투숙객만 이용 가능한 ‘가타푸시 섬’이다. 리조트 앞에서 전용 보트를 타고 10분이면 도착한다.
이곳에는 커플만을 위한 프라이빗 이벤트도 가득하다. W몰디브의 마케팅 디렉터 아리코 아마드는 가타푸시 섬이 W몰디브에서 로맨틱한 장소 중 하나라고 소개했다. 미리 요청하면 섬 내 오두막에서 하룻밤 숙박도 가능하다.
어웨이 스파도 놓치지 말자. 전통 젠스타일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커플 트리트먼트와 피트니스·명상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스마트컨슈머가 만든 2세대 성지, ‘세인트레지스 몰디브’


2016년 11월 오픈한 세인트레지스 몰디브 보믈리 리조트는 한국인에게 또 한 번의 몰디브 여행 붐을 일으킨 전환점이다. 이 당시에는 카페 등 SNS채널을 통해 여행 시 다양한 포인트를 사용하는 방법이 폭발적으로 공유되던 시기다. 메리어트 본보이 포인트, 마일리지 활용 열풍이 맞물리며 한국인 신혼여행객들의 상징적인 목적지로 떠올랐다.
세인트레지스 몰디브는 다알루 아톨의 청정 자연 속에 자리한 프라이빗 리조트다. 아방가르드한 건축미와 최고 수준의 프라이버시를 자랑한다. 77채의 빌라에는 전용 테라스와 수영장이 마련돼 있으며, 시그니처 빌라인 ‘존 제이콥 애스터 에스테이트’와 ‘캐롤라인 애스터 에스테이트’는 몰디브에서도 손꼽히는 럭셔리 숙박 경험을 제공한다. 석양 명소인 웨일 바도 로맨틱한 장소로 꼽힌다.

이곳은 완벽한 휴식과 모험을 동시에 제공하는 럭셔리 허니문 성지로 꼽힌다. 웰니스 체험 공간과 프로그램도 풍성하다. 몰디브 최대 규모 하이드로테라피 풀을 갖춘 ‘이리듐 스파’, 요가살라와 필라테스 리포머 프로그램을 통한 ‘맞춤형 웰니스 세션’, PADI 인증 다이빙 센터와 다양한 수상 스포츠가 마련돼 있다. 전용 요트 ‘노르마’를 이용한 프라이빗 크루즈와 선상 투숙까지 가능하다. 산호 복원 프로젝트와 해양 생태계 보전에도 힘쓰고 있다.
◆메리어트의 자존심 ‘JW메리어트’도 상륙

메리어트 본보이의 핵심 브랜드 JW메리어트도 올해 몰디브에 상륙했다. 회사는 지난 1월부터 ‘JW메리어트 몰디브 카푸 아톨 아일랜드 리조트’를 운영하고 있다.
리조트는 몰디브 벨라나 국제공항에서 보트로 약 15분 거리다. 이는 몰디브 신혼여행을 택하는 커플에게 큰 장점이 된다. 현재 국내서 몰디브까지 가는 직항 노선이 없다. 이렇다보니 보통 비행기를 한번 갈아타게 된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거리에 따라 현지 공항에 내려서도 다시 한번 리조트까지 가는 수상비행기를 타야 하는 경우가 많다. 공항에 내려서 스피드보트를 타고 15분이면 목적지에 도달하는 것은 큰 장점이다.
리조트는 총 80채의 프라이빗 풀빌라를 갖추고 있다. 탁 트인 인도양 전망과 자연 친화적 디자인으로 세련된 휴식을 선사한다. 튀르키예 건축가 큐니트 부쿨메즈의 설계로 몰디브 전통 건축 ‘게도루’에서 영감을 받아 목재와 석재를 활용, 현대적이면서도 자연과 어우러진 공간을 구현했다. 객실에 따라 공항이 있는 말레 섬이 보이기도 한다.
특히 스노클링·다이빙·돌고래 사파리 등 해양 액티비티와 선셋 크루즈를 즐길 수 있다. 또 너스 샤크들과 함께 수영하는 ‘너스 샤크 스노클링’도 잊지 못할 경험이 된다.
리조트는 지속가능성에도 앞장서며 MIT와 협력해 해저 구조물을 설치해 해안 침식을 방지하고 새로운 해양 생태계를 조성하는 중이다. 또한 투숙객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환경 보전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TIP. 몰디브 여행, 만족도 높이려면
몰디브는 여전히 고가의 여행지다. ‘돈 쓴 만큼의 경험’을 하려면 준비가 필요하다. 리조트마다 수중환경, 객실 구조, 프로그램, 지속가능성 운영 방식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어디가 최고’라는 정답은 없다. 대신 자신의 취향과 여행 스타일을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이를 토대로 비교해 리조트를 선택할수록 만족도가 높아진다.
이와 함께 항공 스케줄도 잘 조정해야 한다. 수상비행기를 타는 사람은 적어도 오후 3시에는 몰디브에 도착하는 게 유리하다. 수상비행기는 유동적으로 운항하는데 오후 3시 반~5시 사이에 마감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를 놓치면 말레 등에서 1박을 하고 다시 목적지로 넘어가야 하는 만큼, 도착 시간을 잘 챙길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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