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겨울, 야심차게 품었던 선수들이 결국 허탈하게 팀을 떠난다.
프로야구 키움은 31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투수 장필준과 내야수 강진성에 대한 웨이버 공시를 요청했다. 내야수 이명기에 대해선 육성선수 말소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올 시즌을 준비하던 지난 겨울에 데려온 장필준과 강진성의 이름이 눈길을 끈다. 둘은 각각 2024시즌을 마치고 삼성과 SSG로부터 방출된 무적(無籍) 신분이었지만, 키움이 손을 내밀면서 프로 생활을 이어갈 수 있었다. 하지만 1년도 되지 않아 이렇다 할 활약 없이 쓸쓸하게 팀을 떠나게 됐다.

우완 투수 장필준은 2008년 미국 메이저리그(MLB) LA 에인절스와 마이너 계약을 체결하며 커리어 초반을 모두 해외에서 보냈다. 미국 독립리그, 호주리그 등을 뛰다가 2015년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 1라운드 9순위로 삼성에 지명돼 본격적으로 KBO리그를 누볐다. 2024시즌까지 10시즌을 함께하며 통산 345경기 17승29패 47홀드 42세이브, 평균자책점 5.29(399⅔이닝 255자책점) 등을 남겼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팔꿈치 부상을 이겨내지 못한 그를 삼성이 방출하자 키움이 연봉 4000만원에 영입했다. 당초 4~5월 복귀를 목표로 재활 고삐를 당겼지만, 같은 부상이 재발하면서 계획은 물거품이 됐다. 키움 유니폼을 입고는 퓨처스리그조차 누비지 못했다. 결국 선수 본인이 퇴단 의사를 밝혀 전반기 막판 팀을 떠났고, 이날 웨이버 공시로 정식적으로 계약이 해지됐다.

내야수 강진성은 2012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4라운드 33순위로 NC에 부름을 받아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2020시즌 121경기 타율 0.309(395타수 122안타) 12홈런 70타점 등으로 커리어 하이를 썼지만, 그 모습을 꾸준하게 이어가지 못했다.
굴곡진 커리어를 보냈다. 2021시즌을 마치고는 자유계약(FA)으로 NC에 합류한 박건우의 보상선수로 지명되며 두산으로 팀을 옮겼고, 2023시즌 도중에는 두산과 SSG의 1대1 트레이드(↔김정우)로 인천으로 향하기도 했다. 하지만 두 이적 모두 변곡점이 되지 못했고 지난 시즌을 끝으로 방출의 아픔을 맛봤다.
올 시즌을 앞두고 손을 내민 키움과 연봉 5500만원에 도장을 찍었지만, 역시 실패작이 되고 말았다. 올 시즌 1군에서는 6경기 타율 0.182(11타수 2안타)를 남기는 데 그쳤다. 퓨처스에서도 16경기 타율 0.133(30타수 4안타)의 초라한 숫자를 기록했고, 결국 또 한번 방출의 아픔을 마주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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