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좀비딸이 누적 관객 500만명을 돌파하며 2025년 최고 흥행작으로 등극했다. 지난 24일 기준 누적 관객수 500만 고지를 넘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침체된 극장가에서 500만 관객 돌파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한국 영화로서 이 같은 성과를 거둔 것은 더욱 의미가 크다. 관객의 뜨거운 호응을 확인한 좀비딸의 배우 이정은이 이번 성공에 대한 소감과 함께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27일 이정은은 “어릴 때 영화를 보면서 극장 안 모든 사람의 마음이 하나가 되는 경험을 했다. 좀비딸을 보시는 관객에게도 그런 작품이 됐으면 한다. 다른 경쟁작들도 보시면서 극장에 점점 사람이 많아졌으면 한다”라고 기쁜 마음을 표현했다.
영화는 이 세상 마지막 남은 좀비가 된 딸 수아(최유리)을 지키기 위해 극비 훈련에 돌입한 딸바보 아빠(조정석)의 이야기를 그렸다. 이정은이 연기한 밤순은 흥과 정이 넘치고 K-팝까지 빠삭한 은봉리의 인기인 캐릭터다. 아들 정환과 함께 들이닥친 손녀 수아가 몹쓸 바이러스에 걸렸다는 사실에 안타까워하는 것도 잠시 사랑의 효자손을 휘두르며 좀비 손녀의 기강을 잡는 모습으로 웃음을 자아낸다.

이정은은 “시골에서 볼 수 있는 할머니였으면 했는데 비주얼팀이 분장을 너무 잘 해줬다. 머리를 까면 얼굴이 동그래서 밤순 이미지가 나온 것 같다. 나이 들면 이 머리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웃었다.
메가폰을 잡은 필감성 감독은 “우리 할머니처럼 따뜻하면서도 현실적인 면모를 지니고, 와이어 액션까지 완벽히 소화할 수 있는 배우는 이정은 외에는 떠오르지 않았다”고 캐스팅 1순위였음을 전한 바 있다. 이에 이정은은 “사투리나 말투, 표정 같은 건 주변 어른들을 관찰하면서 스스로 계속 메모하고 쌓아뒀다. 제 나이가 아직 50대이지만, 육체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이미지가 있다면 이렇게 좋은 작품이 좋을 때 해야겠다 싶었다”라고 말했다.
밤순은 전통적인 할머니상과는 다르다. 전통가요가 아닌 아이돌 노래와 춤을 즐기는 인물이다. 실제 ‘할매 래퍼’로 불리는 칠곡 문해학교의 할머니들의 모습에서 따왔다. 이정은은 “실제로 어머님들과 만났다”며 “랩도 좋아하고 흥도 많으시더라. 어머니들의 삶 속엔 슬픔도, 활력도 함께 있었다. 그분들이 저에게 좋은 교과서가 됐다. 그런 현실적인 모습과 감성을 밤순에게 담으려 했다”고 말했다.
수 많은 좀비물 중 좀비딸 만의 매력은 무엇일까. 이정은은 “좀비를 훈련시킬 수 있다는 설정이 특이하다”며 “좀비가 기억의 일부를 갖고 있다는 발견과 전반적으로 다루고 있는 부성애에 대한 표현도 놀랍다”고 분석했다.

훈련된 좀비, 손녀딸 역할의 최유리 배우에 대한 칭찬도 잊지 않는다. 이정은은 “독특한 배우다. 현장에서 지켜보면 곤충을 관찰하기도 하고, 책도 많이 읽는 문학적인 면이 있다. 10대라고 어리게 볼 수 없을 정도로 겸손하고 모든 스태프에게 감사 표현을 잘한다”며 “무엇보다 유리의 리액션 덕분에 저의 액션이 살아서 정말 고맙다. 효자손을 들고 있는 할머니를 보고 손녀가 움츠린다거나, 눈치를 보는 장면 덕분에 제 캐릭터도 더 풍성해졌다”고 말했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을 통해 전 세계적인 관심을 받았다. 이후 전성기를 누리며 다작을 이어오고 있다. 이에 대해 이정은은 “결과에 대한 책임감 때문에 숨 막힐 때가 있었다. 그런데 내가 우리나라 콘텐츠를 끌고 가는 사람처럼 느낄 필요가 있는가 싶더라”라며 “올 초에도 조금 쉬고 대본을 심사숙고하게 보고 있는데, 원래처럼 돌아갈 수는 없더라도 가벼워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는 조금 더 내 마음의 소리를 들어봐야겠다. 내가 행복해야 나오는 작품을 보는 분들도 행복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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