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섭 선배님께서 오셨기 때문에!”
베테랑 손아섭(한화)은 프로야구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인물이다. 통산 최다안타 기록 보유자다. 지난 23일 대전 SSG전에선 사상 처음으로 2600안타 고지를 밟기도 했다. 꾸준한 발걸음, 매 순간 치열하게 플레이했기에 가능한 일이다. ‘악바리’라는 별명이 그냥 붙은 것이 아니다. 잘 될 때에도, 그렇지 않을 때에도 앞으로 더 나아가기 위해 고민하고 또 노력했다. 여기에 오랜 시간 쌓아온 노하우까지. 한화가 대권 도전의 마지막 퍼즐로 손아섭을 택한 이유다.
손아섭 효과는 이미 팀 전체로 퍼지고 있다. 합류한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것을 떠올리면 더욱 놀랍다. 손아섭은 지난달 31일 트레이드를 통해 한화에 새 둥지를 틀었다. 빠르게 동료들에게로 스며들었다.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후배들과도 거리낌 없다. 열두 살 차이가 나는 노시환과는 점심 때 만나 함께 식사하고 출근하는 게 일상이 됐다. 노시환은 “처음엔 ‘내가 최다안타 타자와 밥을 먹고 있다니’ 어렵기도 했는데, 이젠 친형 같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앞장서서 더그아웃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힘차게 파이팅을 외치는 것은 기본, 후배들에게 먼저 다가가 말을 걸고 장난을 친다. 노시환은 “정신적 지주가 옆에 있는 것 같다”면서 “정말 재밌다. 내가 야구가 안 될 땐 선배님이 웃겨주고, 선배님의 야구가 안 될 땐 내가 웃겨드린다. 서로 좋게 작용하는 것 같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문현빈은 “(노)시환이형과 선배님의 케미가 너무 좋다. 옆에서 보고만 있어도 즐겁다”고 미소를 지었다.
값진 조언도 아끼지 않는다. 후배들의 관심이 쏟아진다. 문현빈은 “(손)아섭 선배님께 타격 관련 질문들을 많이 하는 것 같다. 훈련할 때의 루틴이나 타석서 어떻게 대처하는 지 많이 묻는다”고 말했다. 중요한 포인트도 잘 잡아준다. 문현빈은 “기술적인 것도 기술적인 것이지만, 아섭 선배님께서 체력관리에 대한 중요성을 많이 언급하셨다. 체력관리를 잘해야 기술적으로도 계속 유지할 수 있다고 하시더라. 그 부분에 집중하고 있는데 결과도 좋다”고 설명했다.
부담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앞서 손아섭은 “자유계약(FA)도 해봤지만, 이번이 가장 부담이 컸던 것 같다. 며칠 동안 밤잠을 설치기도 했다”고 말한 바 있다.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팀과 감독님이 필요로 해서 불러주신 것 아니냐. 보탬이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팀이 선두경쟁에 한창이다. 26일 기준 1위 LG와 4.5경기 차다. 손아섭은 “한 경기 한 경기가 중요하다. 잘 데려왔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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