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릿한 대역전 떠올리며’ 유해란, FM 챔피언십 타이틀 방어 도전… 고진영도 설욕 다짐

유해란(오른쪽)이 지난해 9월 LPGA 투어 FM 챔피언십에서 연장 접전을 뚫고 우승을 차지한 후 선배 고진영으로부터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AP/뉴시스

 

태극낭자들의 우승 경쟁, 다시 한번 미국 무대를 달굴 수 있을까.

 

유해란과 고진영은 오는 29일부터 나흘간 미국 미국 매사추세츠주 노턴의 보스턴 TPC(파72)에서 열리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FM 챔피언십(총상금 410만달러·약 57억원)에 출전한다.

 

두 선수 각자의 애증이 짙게 담긴 대회다. 때는 지난해 9월2일, 신설 대회였던 FM 챔피언십 4라운드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고진영은 3라운드까지 단독 1위를 달려 부진을 씻어낼 시즌 첫 승을 꿈꿨다.

 

고진영에 4타 뒤진 공동 6위, 유해란이 판을 흔들었다. 무려 8언더파(버디 9개·보기 1개)를 몰아치며 리더보드를 등반했다. 맹추격 속에 고진영의 가속이 멈췄고, 결국 둘의 연장전이 벌어졌다.

 

추격자의 기세가 한 수 위였다. 유해란은 18번 홀(파5)에서 속행된 외나무다리 승부에서 파 세이브에 성공, 보기에 그친 고진영을 밀어내고 영광의 트로피를 안았다. 완벽히 갈렸던 운명, 그 무대가 1년을 돌아 다시 찾아온 셈이다.

 

유해란이 지난해 9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FM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한 후, 트로피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이제는 ‘디펜딩 챔피언’ 유해란이 지키는 입장이다. 생애 첫 타이틀 방어를 노린다. 2023년 10월 아칸소 챔피언십, 지난해 FM 챔피언십에 이어 올해 5월 블랙 데저트 챔피언십을 제패해 통산 3승을 쌓은 그는 4번째 트로피도 바라본다. 성공한다면 자신의 LPGA 첫 다승 시즌을 장식하는 것은 물론, 올 시즌 투어 통틀어 첫 ‘2승 선수’가 되는 영광도 따라올 수 있다.

 

기록과 별개로 경기력 회복도 절실하다. 유해란은 앞선 블랙 데저트 챔피언십 우승 이후 성적이 주춤한다. 지난 18일 끝난 포틀랜드 클래식에서 빚은 공동 7위 외에는 성적표가 초라하다. 2번의 컷오프가 있었으며, 직전 CPKC 위민스 오픈에서도 공동 45위에 그쳤다. 지난해 우승자의 위용을 반드시 보여줘야 할 때다.

 

고진영은 한국 여자골프 간판 명성을 되찾기 위한 반전이 더욱 시급하다. 2017년부터 2023년까지 매년 적어도 1승을 거둬왔던 그는 지난해 FM 챔피언십 패배와 함께 잔혹한 무승 시즌을 마주했다.

 

아픔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올 시즌 개막전 힐튼 그랜드 배케이션스 토너먼트에서 공동 4위 그리고 이어진 파운더스컵에서 준우승으로 산뜻하게 출발했지만, 이후 내리막이 가파르다. 올해 출전한 16개 대회에서 컷오프가 4번, 톱10 피니시도 4번에 그친다.

 

고진영이 지난 1월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힐튼 그랜드 베케이션스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에 참가해 경기를 펼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2023년 5월 거둔 코그니전트 파운더스컵 우승을 끝으로 LPGA 통산 15승에 오랜 시간 머무르는 중이다. 한때 세계랭킹 1위를 호령하던 그의 순위는 어느새 10위 밖(15위)으로 밀려있다. 자존심 회복을 위해 팔을 걷어붙일 때다.

 

이 외에도 한국 선수로는 김세영, 최혜진, 임진희, 안나린, 김아림, 양희영, 신지은, 이미향, 이소미, 박성현, 윤이나 등이 출전한다.

 

특히 윤이나와 박성현은 시즌 막판 부스터가 꼭 필요하다. 다음 시즌 LPGA 투어 시드를 확보하기 위해 CME 랭킹 80위권에 들어야 하기 때문. 윤이나가 77위 그리고 박성현이 111위에 그치고 있다. 남은 대회에서 생존이라는 간절한 목표와 함께 그린 위에 서야 한다.



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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