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날이 오면∼ 그땐 말할게 내 생애 전부는 너였다고∼.’
지난 5월 인기리에 종영한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tvN)의 삽입곡 그날이 오면(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한 구절이다. 극 중 엄재일(강유석)이 과거 아이돌 하이보이즈 시절에 부른 히트곡으로, 드라마 OST로 활용됐다. 투바투와 강유석이 작품을 넘어 실제 음악 프로그램에서 무대를 꾸며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러한 인기 OST 뒤에는 제작사 스튜디오 마음C의 마주희 대표 겸 총괄 프로듀서가 있다. 이야기의 정서에 녹아드는 OST로 시청자의 감성을 더욱 북돋는 역할을 맡은 마 대표는 ‘진정성 있는 음악’을 지향한다. 그러한 신념이 바로 마음C만의 색채를 완성한다. 25일 좋은 작업자들과 함께 더욱 풍부한 서사를 가진 음악을 만들고 싶다는 마 대표를 만나 마음C의 시작과 앞으로 그리는 미래를 들어봤다.
◆자산이 된 CJ ENM 경력, 좋은 인연 맺기도
어렸을 때부터 히트 작곡가에 대한 꿈을 가졌던 마 대표는 작곡을 전공한 뒤 대학에서 컴퓨터 음악을 공부, 이후 유학을 통해 뮤직 비즈니스를 경험하며 음악에 대한 지식을 섭렵했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CJ ENM에서 OST 제작을 10년 가까이했다. 다룬 작품만 수십 개가 넘는다.
응답하라 1994·2013(1988·2015)을 비롯해 미생(2014)·도깨비(2016)·시그널·슬기로운 감빵생활(2017)·미스터 션샤인(2018)·나의 아저씨·알함브라의 궁전·멜로가 체질(2019)·슬기로운 의사생활 시리즈(2020~2021)·스물다섯 스물하나·나의 해방일지(JTBC)·경성크리처(2024·넷플릭스) 등 열거하자면 끝도 없다. 올해도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 OST를 제작, 곡 하나하나마다 작품의 서사를 반영해 시청자의 ‘귀르가즘’을 책임졌다.
마 대표는 “대학생 때 무조건 음악 산업 안에 있겠다는 마음으로 관련된 모든 것을 경험하려 했다. 곡 하나를 작곡해도 음악이라는 분야를 자세히 알고 접근하는 것과 아닌 것은 차이가 크다”며 “지금까지 경험한 모든 것들이 음악 제작에 있어 우리만의 차별성이라고 할 수 있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이전 회사에 오랫동안 몸담으면서 좋은 인연도 만났다. 신원호 PD와 음악 감성이 잘 맞아 응답하라, 슬의생 시리즈를 계속 함께했다.
마 대표는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응답하라 1997(2012) 때만 해도 회사에서 OST를 제작하지 않았다. 당시 서인국, 정은지가 부른 올포유 역시 기획사에서 만든 OST다. 작품이 흥행하면서 내부에서 OST를 만들자는 이야기가 나왔다”며 “이후부터 응답하라 시리즈 OST 제작을 도맡았다. 퇴사 후로도 신 PD님이 슬의생 시리즈를 맡겨줘 회사가 자리 잡는데 도움이 컸다. 음악적으로 잘 맞았던 것 같다. 작품의 스토리와 원하는 분위기를 명확하게 잘 설명해 주셔서 작업할 때 호흡이 좋다”고 말했다.


◆“젊은 트렌드 읽는 시야 확장…시장 변화 체감 중”
빠르게 바뀌는 트렌드를 따라가는 건 어려운 일이다. OST 제작뿐 아니라 마케팅까지 겸하는 마 대표는 젊은 직원들에게 항상 반응을 물어보고, 요즘의 관심사에 관해 묻는다. 대중의 마음을 얻을 수 있던 이유 중 하나다.
마 대표는 “음악을 제작하는 부분은 다 제가 처음부터 도맡아 하고, 직원들이 비주얼적인 마케팅 등을 트렌드에 맞게 짠다. 영상에 어울리는 음악과 제가 좋아하는 방향 등의 윤곽이 나오면 그다음 이 친구들한테 어떤지 물어보며 반응을 살핀다”며 “신 PD님도 노래를 어떤 장면에 붙일지, 쓸 수 있는지 없는지를 결정할 때 작가를 비롯해 스태프에 설문하시는 것 같더라. 강유석 배우가 부른 그날이 오면도 그렇게 해서 골라진 음악이다. 콘텐츠는 요즘 친구들이 많이 보고 들어주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이런 관찰이 필수적이다”라고 말했다.
국내 콘텐츠 산업 전반의 위축세에 따른 영향도 고민거리다. 코로나19 이후 집콕 문화가 활성화되며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주목받자 TV 드라마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많이 줄었다. 곧 제작 축소로 이어져 OST 산업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
마 대표는 “드라마 제작 편수가 많이 줄기도 했고, 어려운 경제 속에 제작비도 많이 상승해 OST 시장이 예전 같지 않다. 영화도 예전엔 관람객이 많고, OST도 흥행했는데 그 이후는 조용하다. 드림(2023)이라는 영화의 OST를 제작할 때 어려웠던 기억이 있다”며 “그렇지만 OTT로 인한 가능성도 생겼다. 저작권 이슈로 인해 기존 곡을 막 쓰기가 어려워 노래를 새로 만들어야 한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쉽지 않은 상황이긴 하다”라고 현실을 짚었다.

◆매니지먼트 사업→글로벌 진출, 차근히 성장
마 대표는 2019년 CJ ENM을 떠난 뒤 일주일 만에 자신의 회사를 세웠다. 스튜디오 마음C는 드라마 OST를 좀 들어본 청자라면 들어봤을 이름이다. 본인의 성인 ‘마’, 음악의 ‘음’(音), 온도를 의미하는 ‘씨’(℃)를 합했다. OST 전문 제작사로 자리를 잡자 이젠 아티스트를 직접 발굴하고 키우는 매니지먼트까지 사업을 확장했다. 최근 가수 비올라(송예린)를 영입해 곡 작업을 진행 중이다. 마음C만의 색깔을 아티스트를 통해 널리 전파하겠다는 목표다.
마 대표는 “제작한 OST를 가창할 수 있는 아티스트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왔다. 캐스팅 발굴에 예의주시하며 녹음 때마다 가수분들을 눈여겨봤다. 지난해 말 사랑은 외나무다리에서(tvN) OST를 작업하면서 가창자의 데모를 받았는데 목소리가 너무 좋더라. 실제로 만나보니 외모, 인성까지 좋아서 함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색을 가진 아티스트로 만들고 싶다. 노래를 들었을 때 이 가수가 바로 떠오를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비올라를 시작으로 매니지먼트 사업에서 성과를 내고 싶다. 공연형 가수를 키우는 게 목표다. 나아가 아티스트를 위한 레이블을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도 있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글로벌 진출도 꿈꾼다. 마 대표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OST가 전 세계적으로 높은 관심을 받은 것을 보고 희망을 가졌다. 그는 “국내 OST 산업이 글로벌 시장으로 확대돼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케데헌이 의미가 있다. 우리나라에서 만든 건 아니지만 가사에 한국어가 실리면서 많은 주목을 받았다”며 “OST를 글로벌 시장으로 어떻게 진출시킬지 많은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에서도 넷플릭스 드라마를 제작하는 조직이 생기며 시장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좀 더 뇌리에 남는 OST를 만든다면 성장 가치가 있다”면서 “다만 넷플릭스는 한 번에 콘텐츠를 다 올리는 방식이다 보니 OST도 한꺼번에 다 공개해야 하는 차이점이 있다. 회차별로 OST를 공개하며 마케팅을 하는 기존 프로세스가 아닌 새로운 마케팅법을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올해의 다른 목표는 굿즈 사업이다. 마 대표는 “보유하고 있는 키즈 IP를 시작으로 아티스트, OST LP 굿즈를 만들어 판매하고 싶다. 작게나마 마음C마트(가칭)을 오픈하는 게 목표”라며 “LP는 이전에도 만든 적이 있는데, 구색을 제대로 갖추면 팬들이 더욱 좋아할 것 같다. 언슬전 LP도 10월에 나와서 올해 굿즈숍을 오픈하면 좋을 것 같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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