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기아 PV5, 카니발·스타리아 긴장시킬 아우의 등장

도열해 있는 기아 PV5의 모습.

 

국내 RV 시장은 오랫동안 기아 카니발과 현대 스타리아라는 두 강자의 양강 구도였다. 하지만 기아가 새롭게 선보인 전동화 전용 목적기반차(PBV) PV5는 기존 판도를 흔들만한 잠재력을 지닌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전동화 플랫폼의 장점을 십분 활용한 넉넉한 실내 공간과 다양한 변형 가능성은 물론, 패신저 모델과 카고 모델이 각기 뚜렷한 개성을 지니며 가족용·상용 시장 모두를 겨냥할 수 있다.

 

PV5 카고모델의 예시.

 

기자는 최근 PV5 시승 행사에 참여해 실제 주행 성능과 실내 공간, 상품성을 확인했다. 시승 방식은 카고 모델을 운행해 일산 현대 모터스튜디오를 출발해 영종도의 한 카페에 머물렀다가 패신저 모델을 몰고  일산으로 복귀하는 여정이었다. 고속도로와 도심, 해안도로가 어우러진 루트는 차량의 주행 안정성과 실용성을 경험하기에 적합했다.

 

 

◆좁은 길도 거뜬…카고 모델의 실용성

 

이번 시승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카고 모델이었다. 외관은 패신저 모델과 유사하지만, 후방 공간을 전부 적재함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바닥은 평평하게 마감되어 있고, 내부 높이가 충분해 다양한 화물을 싣기 적합하다.

 

 

특히 눈에 띈 점은 좁은길에서의 기동성이다. 일반적으로 상용 밴은 크기가 커서 도심 골목이나 주택가 배송에 어려움이 따른다. 그러나 PV5 카고 모델은 회전 반경이 비교적 짧고, 전동화 차량 특유의 즉각적인 가속 반응으로 좁은 공간에서도 민첩하게 움직인다. 덕분에 도심형 물류 차량으로서 손색이 없다.

 

 

또한 적재함 내부에는 화물을 고정할 수 있는 다양한 고리와 모듈 구조가 마련돼 있다. 이는 단순한 택배 배송뿐 아니라 의료, 푸드트럭, 특수 장비 운송 등 다양한 분야로의 확장 가능성을 보여준다. 특히 대용량 배터리를 활용한 외부 전력 공급 기능은, 카고 모델이 이동식 작업실이나 야외 현장 전원 공급차량으로 활용될 여지를 열어준다.

 

 

◆탁 트인 시야, 여유로운 공간…패신저 모델의 매력

 

패신저 모델에 오르자 가장 먼저 느껴지는 것은 광활한 전방 시야다. 전동화 전용 플랫폼을 활용하면서 전면부 구조가 단순해졌고, 전방 유리창은 넓고 각이 완만하다. 덕분에 시야가 탁 트여 마치 대형 버스의 전방을 보는 듯한 개방감을 준다. 특히 차체가 큰 RV 차량을 운전할 때 종종 부담으로 다가오는 사각지대가 줄어든 것은 큰 장점이다.

 

 

실내는 거주성을 강조한 설계가 돋보인다. 좌석은 카니발이나 스타리아와 견줄 만큼 편안하고, 전동화 플랫폼 특유의 플랫플로어(Flat Floor) 구조 덕분에 승하차가 편리하다. 2열과 3열 좌석은 슬라이딩 및 폴딩 기능을 지원해 다양한 공간 연출이 가능하다.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이동형 라운지로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편의 장비 또한 풍부하다. 대형 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다양한 스마트 드라이빙 보조 기능(ADAS), 그리고 여유로운 수납공간이 눈에 띈다. 특히 전동화 차량답게 외부 전원 공급 기능(V2L)을 활용할 수 있어 여행지나 캠핑장에서 전기제품을 사용할 때 유용하다. 이는 카니발과 스타리아가 갖추지 못한 PV5만의 경쟁력이다.

 

 

◆전동화 플랫폼이 가져온 경쟁력

 

기존 카니발과 스타리아가 내연기관 중심으로 설계된 반면, PV5는 전동화 전용 플랫폼을 바탕으로 한 차체 구조를 지닌다. 덕분에 휠베이스가 길고, 실내 공간 활용도가 탁월하다. 또한 낮은 무게중심 덕분에 고속도로 주행 시에도 안정감이 돋보였다. 뿐만 아니라 1회 충전 최대 주행 가능 거리 377㎞를 확보했다.

 

실제 시승 구간에서 고속 주행을 해보니, 차체 크기에 비해 의외로 정숙성과 직진 안정성이 우수했다. 가속은 전동화 파워트레인 특유의 매끄럽고 즉각적인 반응을 보였으며, 차체가 크지만 도심 구간에서의 정지·출발이 부담스럽지 않았다.

 

 

◆RV 시장의 새로운 변수

 

카니발이 가족 중심의 대표 RV, 스타리아가 승합·상용 겸용 모델로 자리를 잡은 현재, PV5는 전동화 전용 목적기반차라는 차별화된 무기로 두 모델 사이에 새로운 대안을 제시한다. 특히 패신저 모델은 카니발을 대체할 가능성을, 카고 모델은 스타리아 밴 시장을 위협할 가능성을 동시에 보여줬다. 맏형을 대체할 수 있는 가장 큰 경쟁자가 같은 집안 아우인 셈이다.

 

무엇보다도 PV5는 모듈화된 설계를 바탕으로 패신저, 카고 외에도 향후 캠핑카, 특수 목적 차량(SPV) 등 다양한 파생 모델이 등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확장성이 크다. 이는 기아가 전동화 시대에 맞춰 새로운 RV 생태계를 만들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글·사진=김재원 기자 jkim@sportsworldi.com



김재원 기자 jkim@sportsworldi.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