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포커스] ‘흥행 가속’ 지핀 역대급 순위싸움… 2년 연속 천만시대 활짝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하루가 다르게 바뀌는 순위표, 그 긴장감이 프로야구를 뜨겁게 달군다.

 

또 하나의 뜻깊은 이정표를 세웠다.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는 지난 23일 2년 연속 1000만 관중 돌파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이날 5개 구장에서 10만1317명이 입장, 시즌 누적 관중은 1008만8590명에 달했다. 국내 프로 스포츠 사상 최초로 1000만 시대를 연 지난해보다 훨씬 빨랐다. 개막 후 587경기 만에 고지를 밟으면서 2024년(671경기)보다 84경기나 앞당겼다.

 

이 뜨거운 열기의 배경에는 치열한 순위 경쟁이 있다. LG가 23일 기준 72승3무43패(승률 0.626)로 선두를 지키고 있고, 2위 한화(66승3무48패·0.579)와는 5.5경기 차다. 더 눈길을 끄는 건 그 아래다. 3위 SSG(58승4무54패·0.518)부터 8위 KIA(54승4무57패·0.486)까지 격차는 3.5경기에 불과하다. 단 하루의 승패에도 팀들의 순위가 시소를 타듯 요동친다. 심지어 9위 두산(52승5무61패·0.460)도 호시탐탐 위를 노리고 있다.

 

현장도 경계를 늦추지 않는다. 롯데(58승5무57패)와 나란히 공동 5위에 자리한 KT(58승4무57패·이상 0.504)가 대표적이다. 이강철 KT 감독은 “어느 한 팀을 신경 쓸 겨를이 없다. 그사이에 다른 팀이 확 치고 올라온다. 순위 싸움은 아무도 모른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뿐만 아니라, “확실한 건 연패를 안 당해야 한다. 최대한 이겨야 하는데… 지금 (순위 싸움 때문에) 죽겠다”고 하소연할 정도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무더위는 팬들의 발걸음을 막지 못한다. 올여름 기록적인 폭염에 숨 막히는 날씨가 이어졌지만, 관중 수치는 도리어 치솟았다. 살얼음판을 방불케 하는 순위 싸움이 강력한 흡인력을 발휘했다는 분석이다. 시즌 전체 720경기 중 81.5%를 소화한 시점서 1000만 관중을 이미 채웠다.

 

삼성과 LG, 롯데, 두산, 한화 등 10개 구단 중 절반인 5개 구단이 100만 관중 쾌거를 일궜다. 삼성(133만816명), LG(128만7002명), 롯데(126만7865명) 등은 내친김에 새 기념비에 도전한다. KBO리그 역대 단일 시즌 구단 최다 관중은 LG가 2024년 마크한 139만7499명이다.

 

리그 전체 평균 관중은 1만7187명, 지난해 동일 경기 수 대비 약 17% 증가했다. 좌석 점유율 82.9%를 작성했다. 전체 587경기 중 278경기가 매진, 지난해 세운 단일 시즌 최다 매진 기록(221경기)을 훌쩍 넘어섰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주도한 제도 변화도 힘을 보탰다. 자동 볼·스트라이크 판정(ABS)과 8월 중순부터 도입된 체크스윙 비디오 판독으로 공정성이 강화됐고, 피치클락 정착으로 경기 시간이 빨라졌다. 올 시즌 평균 경기 시간은 3시간1분(정규이닝 기준)으로 지난해 대비 9분 단축됐다. 2014년과 비교하면 평균 3시간27분에서 20분 넘게 줄어든 수치다.

 

역대급 흥행 페이스를 내달린다. 특히 올 시즌 막판 가을야구 티켓 경쟁은 팬들의 발길을 더 재촉할 전망이다. 야구계의 시선은 지난해 역대 최다 기록(1088만7705명) 그 이상을 향한다. 1200만 관중 동원 가능성도 솔솔 피어오른다. 흥행 가속의 동력을 품은 KBO리그가 더 큰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김종원 기자 johncorners@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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