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냥집사 박기자가 간다] “스벅 퍼푸치노 견생샷 찍자”… 테이크아웃 불가 이유는?

스타벅스 구리갈매DT점을 찾은 강아지 샤라가 퍼푸치노를 마시고 있다. 박재림 기자

 

“우리 루키 견생샷 찍으러 왔어요.”

 

스타벅스코리아가 최근 출시한 반려동물 전용 마실거리 ‘퍼푸치노’에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22일 전국 스타벅스 매장 가운데 퍼푸치노를 직접 맛볼 수 있는 ‘유이한’ 점포 중 하나인 구리갈매DT점에는 반려가족들이 몰렸다. 반려견 루키와 방문한 김민규 씨는 “미국 유학 시절, 스벅에서 입 주변에 퍼푸치노 거품을 하얗게 묻힌 강아지를 보고 너무 귀여워서 사진을 찍은 적이 있다”며 “한국에도 퍼푸치노가 나왔다는 소식에 남양주에서 한달음에 왔다”며 웃었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지난 21일부터 펫프렌들리 특화 매장인 구리갈매DT점(구리)과 더북한강R점(남양주)에서 퍼푸치노를 만날 수 있다고 밝혔다. 반려동물 동반 고객이 음료 포함 2만원 이상을 쓰면 퍼푸치노 1잔(100㎖)이 무료로 제공된다. 더북한강R점은 3만원 이상 구매 고객에게 펫 스카프(그린·핑크)도 선착순으로 선물한다.

 

스타벅스 구리갈매DT점에 마련된 퍼푸치노 안내문. 박재림 기자

 

퍼푸치노는 퍼피(Puppy·강아지)와 카푸치노(Cappuccino·뜨거운 우유와 섞은 커피에 계핏가루나 초콜릿 가루 따위를 넣어 만든 차)의 합성어다. 개와 고양이의 건강에 좋지 않은 커피와 초콜릿 등은 빼고 펫밀크로만 만들어진다. 스타벅스코리아의 퍼푸치노도 펫밀크에 타우린, 비타민, 유당 소화를 돕는 락타아제가 들어갔다. 스벅 매장 직원(파트너)은 퍼푸치노에 고운 거품을 내서 카푸치노 느낌을 살린다.

 

이날 반려견 샤라(요크셔테리어)와 함께한 보호자는 “샤라가 입이 짧은데 퍼푸치노를 거부감 없이 잘 핥아먹더라. 11살 샤라의 견생 첫 퍼푸치노”라며 “이곳 매장이 반려견과 동반 출입과 취식이 가능한 곳이라 이전에도 함께 방문한 적이 있다. 그땐 따로 챙겨온 펫푸드 간식을 먹이는 게 전부였는데 이젠 마실거리를 같이 즐기니까 진짜 동반 카페 같다”고 엄지를 세웠다.

 

매장 직원은 “최근 며칠간 퍼푸치노가 언제 나오냐고 물어보는 고객이 많았다. 인근 반려견 놀이터를 찾은 분들도 매장을 찾아 문의를 하시곤 했다”며 “오늘은 평일이라 동네 반려가족 분들이 많이 오신 것 같다. 다들 긍정적인 반응이었다”고 말했다.

 

스타벅스 구리갈매DT점을 찾은 반려견이 퍼푸치노를 즐기고 있다. 스타벅스코리아 제공

 

스타벅스 퍼푸치노는 개별 구매는 불가능하다. 2만원 이상 구매를 했더라도 반려동물과 함께 매장을 방문한 것이 아니라면 제공이 되지 않는다. 말하자면 ‘테이크아웃 불가’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유제품이라 이동 중 변질 우려가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외출을 즐기지 않는 반려묘들에게 퍼푸치노의 맛을 느끼게 해주려던 계획은 아쉽게 무산됐다.

 

아울러 스타벅스는 혹시 모를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드라이브 스루존에서도 퍼푸치노를 제공하지 않는다. 한편 퍼푸치노를 사람이 마셔도 되냐는 질문에 스타벅스 관계자는 “반려동물용으로 나온 제품”이라는 답변으로 갈음했다.

 

스타벅스 더북한강R점의 펫파크에서 퍼푸치노를 즐기는 반려견. 스타벅스코리아 제공

 

▲스타벅스 다른 매장은 왜 퍼푸치노 없을까?

 

글로벌 스타벅스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국내 스타벅스 매장은 2009곳에 이른다. 미국, 중국 다음으로 점포가 많은 세계 3위 국가다. 이 많은 매장 중 단 2곳에서만 퍼푸치노를 만날 수 있누 이유는 왜 일까.

 

우선 현행 국내법상 카페·음식점은 동물은 출입금지다. 다만 반려인구가 증가하는 시대상을 반영해야 한다는 의견이 조금씩 늘어나던 중 2022년 말부터 가이드라인을 지키는 곳에 한정해 시범적으로 허용이 됐다.

 

여기에 스타벅스는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산업융합 규제샌드박스 승인까지 받았다. 그러면서 반려동물 동반 출입 및 취식이 가능한 2년 기한의 시범 매장으로 더북한강R점과 구리갈매DT점이 운행 중인 것이다. 다시 말해 해당 두 매장을 제외한 나머지 매장은 반려동물과 동반 출입 자체가 불가능하다.

 

퍼푸치노 역시 한국에서는 법률상의 문제로 최근까지 접할 수 없었으나 반려동물 동반 고객의 지속적인 요청에 스타벅스코리아가 올해 상반기 반려동물 사료 즉석조리 판매 서비스에 대한 실증 특례를 승인받으면서 펫프렌들리 매장에서의 제공이 가능해졌다.

 

한편 스타벅스코리아에 따르면 펫프렌들리 특화매장인 두 곳은 최근 누적 방문객 수 200만 명을 넘겼다. 더북한강R점은 2022년 1월, 구리갈매DT점은 지난해 1월 각각 문을 열었다

 

구리=박재림 기자 jam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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