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넷플릭스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메기 강 감독이 영화 흥행을 계기로 한류의 새로운 성지로 주목받고 있는 국립중앙박물관을 찾았다.
21일 메기 강 감독은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을 방문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케데헌의 글로벌 인기를 계기로 해당 작품에 등장한 한국 전통문화 관련 굿즈가 큰 인기를 모으며 관람객이 폭증하는 등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이날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은 메기 강 감독에게 방문 기념으로 케데헌 열풍 속 인기를 끌고 있는 호랑이 배지, 민중화가 오윤의 무호도를 보고 자신이 직접 호랑이를 그린 부채를 선물했다. 강 감독은 답례로 케데헌의 마스코트로 자리잡은 호랑이 캐릭터 더피 인형을 건넸다.
이후 두 사람은 접견실에서 약 10분간 대화한 후 함께 디지털실감영상관 등 전시장을 둘러봤고 유 관장이 직접 전시물을 소개했다. ‘어흥, 호랑이’ 디지털 실감 영상을 본 뒤 강 감독은 “호랑이는 우리나라의 아이콘인데, 더피가 또 아이콘이 된다는 게 자랑스럽다”고 미소 지었다.

특히 강 감독은 17세기 후반 조선시대에 만들어진 보물 제1437호 백자 달항아리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모습이 보름달을 닮아 달항아리라고 불리는 이 보물은 좌우 대칭이 살짝 어긋난 느낌을 주지만 자연스럽고 편안한 미감으로 조선 후기 백자의 조형성을 대표하는 작품이다.
유 관장은 “달덩이 같은 둥근 항아리를 만들고 싶다는 예술 의지가 만들어낸 작품이다. 왕사발 두 개를 포개어 가운데를 이었다. 그래서 항아리의 원이 완벽하지 않고 변화가 있다. 비정형을 벗어났기 때문에 선이 착하고 친숙한 맛이 있다”고 설명했다. 강 감독은 “이런 디테일까진 몰랐는데 정말 멋있다. 설명을 들으니 스토리를 생각하게 되고 아이디어가 나온다”고 화답했다.
투어가 끝나고 기자들과 만난 강 감독은 “영화 만들기 전에 왔으면 너무 좋았을 텐데 영화가 나오고 나서야 알게 됐다. 관장님이 개인 투어도 해주시고 아이디어도 생겨나서 좋았다”며 달항아리를 두고 “디테일을 다 알 수 있게 돼서 아이디어가 더 생겼다. 스토리를 앞으로 어떻게 쓸 것인지 아이디어가 많이 나왔다”고 밝혔다. 또 한국에 대한 콘텐츠를 계속 만들 것인지 물음에 “계속 하게 될 것 같다”고 웃었다. 끝으로 “다음 번에는 몰래 와서 전체적인 투어를 해보고 싶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강 감독은 이번 방한을 계기로 직접 국립중앙박물관 방문을 요청했다. 유 관장은 “강 감독에게 케데헌을 볼 때 화면이 너무 빨라서 속도감을 따라갈 수 없었다고 하니 강 감독 본인은 ‘옛날에 애니메이션을 보면 그 당시엔 속도감이 빨랐는데 지금은 아주 느리다. 현대에 와서는 속도감이 있을 수 밖에 없고 그래서 아이들이 케데헌을 더 좋아하는 것 같다’고 하더라”라고 전했다. 이어 “강 감독 마음의 고향이지만 이곳에서 살진 않았기 때문에 하나라도 놓친 것이 있을지 열심히 공부하고 또 오겠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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