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파세대들의 겁 없는 출발…“나를 PICK한 감독님, 안목 GOOD!”

사진=WKBL 제공

 겁 없는 아이들이 온다. 눈물을 흘리면서도 할 말은 다 한다. 자신을 뽑은 건 최고의 선택이라며 감독을 향해 엄지를 치켜세우기까지 한다. 잘파세대(Z세대+알파세대)가 바꾼 2025 WKBL 드래프트 현장이다.

 

 20일 부천체육관에서 열린 드래프트 현장은 함박 웃음과 감격의 눈물이 동시에 쏟아졌다. 젊음으로 가득한 생기 넘치는 모습이었다. 잘파세대에 딱 들어맞는 질문이 주어졌다. SNS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젊은 선수들에게 ‘드래프트 후 SNS 업로드 할 해시태그는?’이란 질문이 던져졌다. 프로에 진출한 14명의 선수는 각양각색의 매력을 드러내며 당당하게 자신의 각오와 마음가짐을 전했다.

 

 겁을 잃었다. 가장 유쾌한 해시태그의 주인공은 1라운드 2순위로 BNK 유니폼을 입은 이원정(온양여고)이다. 이원정은 해시태그로 ‘굿(GOOD)’을 선택하며 “나를 선택한 감독님의 안목이 최고라는 의미다. 무엇을 시켜도 다 잘해낼 자신이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정은 BNK 감독은 패기 있는 신인의 모습이 마음에 든 듯, 엄지 척으로 화답했다.

 

 재치 있는 언어유희도 준비했다. 1라운드 5순위로 삼성생명의 부름을 받은 숙명여고 양혜은은 “삼성은 내 숙명이었다”라며 “삼성생명에 정말 가고 싶었다. 내가 또 숙명여고 출신이니 숙명이라는 표현을 섞었다”고 웃었다.

 

 진심이 느껴지기도 했다. 1라운드 3순위로 KB국민은행의 선택을 받은 고리미(사천시청)는 재일교포 4세다. 서툰 한국어에 진정성이 묻어났다. 고미리는 “각오를 해시태그로 꼽겠다. 한국에서 농구를 하기 위해서 일본에서도, 한국에서도 많은 사람의 도움을 받았다. 덕분에 이 자리에 설 수 있었다. 감사의 마음을 잊지 않고 목표를 향해 달려가겠다”고 전했다.

 

 눈물을 흘리며 각오한다. 2라운드 6순위로 우리은행의 지명을 받은 박소영(선일여고)은 박영진 전 KDB생명 코치의 딸이다. 그는 해시태그로 ‘기회’를 꼽았다. “프로에 뛸 수 있다는 것만으로 감사하고 기회를 잘 잡아서 첫 페이지를 쓰겠다”면서 “이제껏 박영진의 딸로 살았다. 이제는 ‘박소영의 아빠’ 박영진으로 살게 해드리겠다”는 당찬 포부를 남겼다.



부천=최서진 기자 westjin@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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