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전지현, 강동원 주연의 '북극성'이 하반기 기대작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 중심엔 어벤져스 제작진이 있다. 한국적 정서에 맞춘 첩보물과 주인공의 멜로, 독특한 미장센으로 글로벌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준비를 마쳤다.
20일 오후 2시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북극성의 크리에이터스 토크가 개최됐다. 현장에는 김희원, 허명행 감독, 정서경 작가, 김병한 미술감독, 홍정호 VFX 슈퍼바이저가 참석했다.
북극성은 유엔대사로서 명성을 쌓아온 문주(전지현)가 대통령 후보 피격 사건의 배후를 쫓는 가운데, 그녀를 지켜야만 하는 국적불명의 특수요원 산호(강동원)와 함께 한반도를 위협하는 거대한 진실을 마주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독보적인 캐스팅 라인업은 물론 각 분야에서 최고로 꼽히는 크리에이터의 만남으로 공개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눈물의 여왕·빈센조의 김희원 감독과 범죄도시4·황야의 허명행 감독, 헤어질 결심·작은 아씨들의 정서경 작가, 나인 퍼즐·수리남의 김병한 미술감독, 신과함께 시리즈·기생충의 홍정호 VFX 슈퍼바이저 등 웰메이드 제작진이 호흡을 맞췄다.

◆한국적 장르로 발전시킨 첩보물에 '멜로 추가'
정서경 작가는 김희원 감독을 비롯해 함께 한 북극성 팀을 '슈퍼카'에 비유했다. 기왕 슈퍼카에 오른 김에 그에 걸맞는 작품을 만들고자 했다.
정 작가는 "최고의 제작진이 최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작품을 써보고 싶었다. 김 감독님께 어떤 작품을 하고 싶으신지 여쭤봤는데 파워풀한 여성이 나오는 작품을 이야기하셨다. 또 그 여성이 어떤 메로를 할 수 있을까 궁금하다고 답하셨다"며 "자신은 없었지만, 방탈출 게임이라고 생각하고 '파워풀한 여성의 멜로 이야기를 쓰지 않으면 나갈 수 없다'는 내 자신에게 미션을 주고 이야기를 쓰기 시작했다"고 북극성의 시발점을 밝혔다.
이어 "미국이나 유럽에서 발전시킨 첩보물보단 한국적인 장르로 발전시키고 싶었다. 구시대적 이데올로기가 아닌 가장 동시대적인 문제를 다루고자 했다"며 "멜로를 어떻게 쓸지 고민이 있었는데 우선 두 주인공을 가장 멀리 위치하게 했다. 한 사람은 최고의 엘리트 길을 걸어온 정치인, 한 사람은 가장 배고프고 험한 곳에서 생존하기 위해 살아온 용병. 이 둘이 뜻밖의 장소에서 만나 서로를 알아보게 하고 싶었다. 세상에서 제일 다른 사람이 하나의 사랑을 만들어가는 이야기를 썼다"고 설명했다.

◆주변에 있을 법한 '현실감'에 집중
김희원, 허명행 감독은 이야기의 현실성에 주안점을 두고 연출했다.
김 감독은 "작품에는 끊임없이 액션이 나오고 거기에 스토리가 발생한다. 이야기를 풍성하게 그리려면 어떻게 해야할까에 대해 제작진과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제일 집중한 건 '사실성에서 멀어지지 말자'는 목표였다. 보는 이로 하여금 진짜 내 가까이 있는 이야기로 느낄 수 있게, 현실에 있을 법한 이야기로 보여지게 만들고자 했다"고 작업 과정을 밝혔다.
허 감독도 리얼리티에 집중했다. 그는 "액션은 사실성과 리얼리티, 멋을 추가해야 했다. 밸런스를 맞추는 게 중요한 숙제였다. 예를 들어 산호가 다수의 적을 제압하는 장면도 '산호라면 가능할 수 있겠다'는 리얼함을 전달하는 게 중요했다"며 "산호는 복싱이나 유도같은 특정 훈련을 받은 액션을 보여주는 게 아니라 무수한 작전에 투입되며 익힌 생존 액션을 펼친다. 그런 리얼함을 바탕으로 배우가 갖고 있는 신체 능력과 액션을 살리고 멋을 추가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두 주인공의 멜로 서사를 시청자가 함께 따라갈 수 있게 그린 것도 북극성만의 특별함이다. 김 감독은 "두 주인공이 서로 의심하고, 경계하고, 이끌리기도 하고, 실망하기도 하고, 그런 관계를 통해 시청자가 처음부터 끝까지 이들의 서사를 가슴으로 느끼며 따라올 수 있게 만들었다"고 이야기했다.

◆아름다운 미장센이 돋보이는 작품
북극성은 이야기 특성상 다양한 국가와 공간이 펼쳐진다. 정해진 예산이 있는 만큼 세트장 제작과 CG 작업이 필수였다. 너무 일상적이지 않으면서도 이질감없는 공간을 만들어야 했다.
김병한 미술감독은 "하나의 장르로 규정하기 힘든 작품이었고, 참여했던 작품 중 가장 많은 공간이 나왔다. 보통 작품 하나에 100개의 공간이 나오면 많이 나온다고 하는데, 이 작품은 200개의 공간이 나왔다. 도시도 국가로 따지면 13개의 국가 설정이 있었다. 다채로운 그림이 나와 저한테 도전이었다"고 작품에 참여한 소감을 전했다.
홍정호 VFX 슈퍼바이저는 "공정 자체는 초반에 대략적인 방향성을 잡고 차차 디테일을 잡아갔다. 드라마의 톤앤매너와 계절감을 먼저 설정하고 후반 작업에 임했다"고 설명했다.
제작진은 1회 두 주인공의 첫 만남이 이뤄지는 '대성당 시퀀스' 장면을 가장 의미있는 공간으로 짚었다. 성스럽고 거대한 성당 내부를 배경으로 전지현과 강동원이 멀리서 서로를 본다. 구현된 공간은 신비로운 대성당의 분위기를 자아낸다.
김 감독은 "실제로 찍을 수 있는 대성당이 없어서 공간을 새롭게 디자인해야 했는데, 미술감독님과 작업한 끝에 제가 생각한 비주얼이 그대로 구현됐다. 주인공들이 처음 만나 약간의 멜로적인 무드를 주다가 그 뒤에 어마어마한 장면이 나와 사실적인 분위기도 가져야했다. 지나치게 성스러우면 '한국에 이런 곳은 없을 텐데'라며 현실감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밸런스를 잘 맞추는 게 숙제였다"고 말했다.
김 미술감독은 "예산은 한정적이고, 작품의 이야기가 이 성당에서만 벌어지는 게 아니다보니 효율적으로 지을 필요가 있었다. 세트를 디자인할 때부터 어디까지 CG로 해야 자연스러울까 연구하며 시공했다. 후반 작업을 홍 슈퍼바이저님이 자연스럽게 채워주셔서 장면이 완성될 수 있었다"고 작업 과정을 이야기했다.
작품을 끝까지 보고난 후에는 '물'의 이미지가 깊게 남을 것이란 김 감독의 귀띔도 있었다.
김 감독은 "바다 위, 아래에서 바라보는 시퀀스가 많았다. 물을 CG로 구현하는 게 난이도가 높은데, 아름담고 판타스틱하다가도 어떤 땐 무섭게 현실감이 있었다. 아마 작품을 보고 나서 물, 바다 이미지가 많이 기억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처럼 북극성은 탄탄하고 섬세한 스토리는 물론 베테랑 제작진의 연출과 미장센으로 글로벌 시청자를 사로잡을 예정이다. 오는 9월10일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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