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S인터뷰] “트레일 러닝의 매력, 자연과 호흡하며 진짜 달리기를 만나다”

러닝 무대가 바뀌고 있다. 이제는 러닝머신과 평지를 넘어 산과 숲으로 향한다. ‘트레일 러닝’은 단순히 달리기의 연장이 아니다. 도로 위에서 속도와 기록을 쫓던 발걸음이 숲과 산으로 옮겨가는 순간, 러너는 전혀 다른 세계와 맞닥뜨린다. 매 순간 달라지는 지형과 날씨, 그리고 오르내림이 이어진다.

 

트레일 러너인 이규호 선수는 “힘들어도 자연과 맞닿은 채 달리는 경험은 목표를 도달했을 때의 성취감이 트레일 러닝의 본질을 말해준다”고 말한다.

 

2019년부터 트레일런 대회에 나가며 달리기의 매력에 흠뻑 빠진 그다. 수많은 대회에서 수상해왔다. 최근에는 2025 다이나핏 태백 트레일 앰버서더 세션 코치로 러너들과 함께했다. 이규호 선수를 만나 트레일 러닝의 매력에 대해 들었다.

-본래 러닝을 즐겼다고 들었다. 여기서 트레일 러닝으로 이어진 계기는?

 

“처음에는 해안 도로와 트랙에서 러닝을 즐겼다. 이를 통해 체력을 키웠다. 하지만 어느 순간 반복되는 풍경과 한정된 환경에 익숙해지더라. 그러다 제주 오름과 한라산 자락을 달리게 됐다. 그 순간 ‘아, 이게 진짜 달리기구나’라는 느낌이 왔다. 숨이 차도, 발이 무거워도 자연과 맞닿아 달리는 그 감각이 너무 강렬했다.”

 

-러닝과 비교되는 트레일 러닝만의 장점은 무엇인가. 극한의 레이스에 나서는 개인적인 이유가 있다면.

 

“트레일 러닝은 시시각각 변하는 지형과 날씨 속에서 자신을 시험하는 스포츠다. 도로에서는 속도와 기록이 우선이지만, 트레일에서는 생존과 전략이 동반된다. 극한의 레이스를 찾는 이유는 단순히 ‘새로운 도전’이라는 마음 때문이다. 도전 속에서 오는 성취감과 자연이 주는 압도적인 풍경도 이유다.”

-트레일 러닝 시 꼭 필요한 장비를 추천하신다면.

 

“입문자라면 ▲트레일 러닝화 ▲수분 보충이 가능한 소프트 플라스크 ▲베스트는 필수다. 장거리라면 보급 식량, 방수·방풍 재킷, 폴까지 준비하는 게 좋겠다. 특히 장비는 안전과 직결되기 때문에, 꼭 신뢰할 수 있는 제품을 선택하길 한다.”

 

-러닝 시 안전한 주행을 위한 요령이 있다면.

 

“초반 오버 페이스를 피하는 것이다. 오르막과 내리막에서는 속도 욕심을 버리고 여유롭게 달리길 권한다. 시선은 발 앞이 아닌 2~3m 앞에 두는 게 좋다. 로드 러닝처럼 큰 보폭보다는 작은 보폭을 유지하는 것이 안전하다.”

-트레일런에서 장비는 더 중요할 것 같다. 이규호 선수만의 ‘장비철학’은.

 

“저는 장비를 ‘필요한 만큼, 그러나 확실하게’ 챙기는 스타일이다. 특히 트레일 러닝 베스트는 장거리와 다양한 코스에서 제2의 안전 장치라고 생각한다. 제 경우 ‘다이나핏 트레일 러닝 베스트’를 사용 중이다. 퀴버가 탈부착 가능해 폴을 사용할 때와 그렇지 않을 때 모두 대응할 수 있다. 가벼운 무게 덕분에 장거리에서도 부담이 적고, 러닝 중 손이 쉽게 닿는 위치에 포켓이 있어 보급과 장비 꺼내기가 편리하다.”

-초보자들은 아무래도 트레일 러닝화 선택에서 많이 고민할 것 같다. 좋은 신발 고르는 팁을 알려 달라.

 

“트레일 러닝화는 단순히 가벼운 것보다 발을 보호하는 기능이 우선이다. 현재 ‘다이나핏 울트라 DNA’를 착용 중이다. 이는 니트 밴딩이 있어 돌과 먼지가 신발 안으로 들어오지 않고, 발꿈치 패딩이 있어 장거리에서도 발까짐이 없다. 급경사 하강 구간에서도 안정적인 무게감이 발목을 잡아주어 부상 위험을 줄여준다.”

 

-트레일 러닝을 처음 시작하는 분들이 가장 조심해야 할 점은?

 

가장 조심해야 할 것은 오버 페이스다. 첫 몇 킬로미터는 여유를 두고 달려야 하며, 제때 보급과 수분을 하지 않으면 탈진이 쉽게 찾아온다. 1km마다 조금씩 수분을 섭취하는 습관을 들이면 좋습니다.

-트레일런 초보자를 위해 추천하고 싶은 입문 코스가 있다면?

 

“제주에서는 사라봉-별도봉 코스를 추천한다. 거리는 짧지만 업·다운이 적당해 트레일 감각을 익히기 좋습니다. 서울 근교라면 아차산 일부 구간도 무난하다.”

 

-반대로 가장 기억에 남는 코스가 있으시다면.

 

“수많은 대회에 나가봤지만, ‘다이나핏 태백 트레일 대회’는 저에게 도전과도 같은 코스였다. 강원도의 산세와 날씨가 동시에 시험을 주는 코스를 가지고 있는데 고도 변화가 크고, 중간에 강풍과 비가 함께 불어 체력과 정신력을 모두 소모시켰다. 하지만 힘들었던 만큼 피니시 라인을 통과했을 때의 감동은 아직도 선명하다.”

 

-러닝 커뮤니티를 여럿 창단하고 운영하셨다. 뛰는 것도 쉽지 않은데 코스를 기획하고, 사람들을 부르고, 함께 뛰게 만드는 일은 체력 외에도 많은 에너지가 필요할 것 같다. 이를 계속 하게 만드는 원동력은.

 

“함께 달리는 건 단순히 기록을 나누는 것이 아니라, 경험과 감정을 나누는 일이다. 코스를 기획하고 사람들을 모으는 건 체력 이상의 에너지가 필요하지만, 함께 달리면서 느끼는 감정과 각자의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을 보며 서로 의지하고 성장하는 순간들이 계속 이 일을 하게 만드는 가장 큰 원동력이다.”

-트레일 러닝을 ‘일상’으로 가져오기 위한 루틴을 추천해달라.

 

“주 5~6회 러닝을 하려고 노력하며, 인터벌이나 장거리 훈련보다는 친구들과 함께하는 조깅을 기본으로 한다. 최근에는 보강운동을 병행하면서 하체 근력 운동을 습관화해 부상 위험을 줄이고 있다.”

 

-트레일 러닝을 모르던 이들에게 ‘이 맛에 달린다’를 알려달라.

 

“트레일 러닝의 진짜 매력은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달리며 발자국 소리와 내 호흡에만 온전히 집중할 수 있다’는 데 있다. 자연이 들려주는 소리와 내 몸이 만들어내는 리듬에 집중하면서 달릴 수 있다. 그래서 산길을 찾는다.

 

앞으로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의 다양한 트레일 레이스에 도전하며, 안전하고 즐거운 트레일 러닝 문화를 알리는 데 힘쓰고 싶다. 또한 초보자나 입문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제주에서 트레일 러닝 대회도 개최하고자 한다.”



정희원 기자 happy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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