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멸의 칼날’ 우익 논란에도 흥행 영향 NO…‘65만’ 올해 최고 예매 기록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이 개봉 전부터 올여름 극장가 최대 화제작으로 떠올랐다. 작품을 둘러싼 우익 논란에도 사전예매량이 치솟는 등 관객의 기대와 팬덤의 열기는 식지 않고 있다.

 

20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은 22일 개봉을 앞두고 사전 예매 65만 장을 넘기며 올해 최고 사전 예매량을 기록했다. 올해 최고 흥행작 좀비딸(43만 장),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42만 장)을 훌쩍 넘겼다. 개봉 주 월요일 기준 사전 예매량으로는 영화 아바타: 물의 길(52만 장), 겨울왕국 2(47만 장), 범죄도시4(44만 장) 등을 뛰어넘었다. 예매율은 무려 81.1%로 압도적인 1위다. 지난 주말 진행된 프리미어 상영회에선 좌석판매율 96.9%를 기록하며 폭발적인 관객 반응을 입증했다. 

영화는 누적 발행 부수 2억2000만 부를 돌파한 고토게 코요하루의 동명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애니메이션 4기 귀멸의 칼날: 합동 강화 훈련편 이후 최종장 첫 번째 이야기를 담았다. 혈귀의 본거지 무한성에서 펼쳐지는 귀살대와 최정예 혈귀들의 최종 결전이 주된 내용이다. 먼저 개봉한 일본에서는 박스오피스 5주 연속 1위, 개봉 31일 만에 누적 흥행 수입 257억 엔(약 2433억원)을 기록했고 누적 관객 수는 1827만 명을 돌파했다. 일본 역대 박스오피스 순위에서 겨울왕국과 너의 이름은을 뛰어넘고 4위에 등극했다.

 

역대급 흥행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국내에선 작품과 관련해 끊임없이 잡음이 나오고 있다. 그동안 귀멸의 칼날 시리즈는 일본 제국주의 팽창기인 다이쇼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탓에 군국주의 미화 논란도 꾸준히 나왔다. 작품에 등장하는 조직 귀살대가 10대로 구성돼 일제 학도병을 떠올리게 하며 작중 세계관 설정과 전개, 상징물 활용 등에서 일본 우월주의와 침략 정당화를 은연 중에 정서적으로 투영하고 있다는 의혹이다. 

 

욱일기가 연상된다는 논란을 일으킨 귀멸의 칼날 주인공 탄지로의 귀걸이.


특히 주인공 탄지로의 귀걸이 문양이 욱일기를 연상시킨다는 지적이 계속 제기돼 왔다. 한국에서는 그동안 TV판과 극장판 모두 문제가 되는 귀걸이 이미지를 수정한 버전이 방영됐다. 이를 두고 일본의 한 매체에서는 “다른 나라에서는 유례없는 일”이라며 “욱일기는 풍요의 기원을 상징하는 일본의 정체성을 의미하는 모양이며, 전통과 역사가 있는 일본 고유의 문화 자산”이라고 욱일기를 두둔해 국내 여론에 반감을 더하기도 했다. 이번 작품 역시 국내 여론을 의식해 해당 귀걸이 속 문양을 수정했다.

 

이번 작품 개봉을 앞두고는 홍보 일정 또한 물의를 빚었다. 지난 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프로야구 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에 캐릭터 탄지로와 네즈코가 시구 이벤트 주인공을 나설 계획이었으나 여론의 뭇매를 맞고 결국 행사가 취소됐다. 역사적 의미가 큰 광복절을 일주일여 앞둔 시기에 극우 논란이 있는 일본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내세운 시구는 역사 인식과 감수성 부족으로 비쳐질 수밖에 없었다.

 

팬덤 사이에선 벌써부터 호평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역대급 흥행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작품을 둘러싼 잡음은 앞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국내 팬덤과 일반 대중 사이 온도 차가 복합적으로 맞물리며 논쟁이 지속될 전망이다. 흥행 성과와 함께 작품에 대한 비판과 경계의 목소리도 계속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지동현 기자 ehdgus121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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