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80년 韓 컬처] 영화→웹툰, 재해석되는 독립운동

 역사를 주제로한 대중문화 콘텐츠가 다양해지고 있다. 시대를 건너온 독립운동의 정신을 현재 젊은 세대가 자연스레 공감하도록 유도한다. 사진은 안중근 의사를 비롯해 독립운동가들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하얼빈 스틸컷. CJ ENM 제공 

한국 독립운동사를 재조명하는 문화적 움직임이 주목된다. 콘텐츠 업계는 K-영화·드라마·웹툰 등에 역사를 실어 대중에 전달하고 있다. 역사를 단순히 기억하는 것을 넘어 감정적으로 체험하고, 사회적 의미를 성찰하는 창구로 역할을 다 하는 모습이다.

 

◆영화·드라마로 보는 독립운동

 

1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십수년간 역사적 메시지를 담은 대중문화 콘텐츠가 끊임없이 제작되고 있다.

 

영화 하얼빈(2024), 암살(2015), 밀정(2016), 항거: 유관순 이야기, 봉오동전투, 말모이, 박열(이상 2017), 동주(2019), 영웅(2022) 등에 이어 드라마 각시탈(2012·KBS2),미스터 션샤인(2018·tvN), 이몽(2019·MBC) 등이 일제강점기와 독립운동을 배경으로 현대적인 영상미와 서사 기법을 통해 관객과의 접점을 넓혔다. 

 

특히 지난해 개봉한 영화 하얼빈은 안중근 의사가 동지들과 함께 하얼빈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하기까지 약 일주일간의 과정을 스크린에 담아냈다. 단순한 역사 재현을 넘어 독립운동가의 인간적 고뇌와 신념을 조명해 공감을 끌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동주는 시인 윤동주와 그의 영원한 벗이자 사촌 형이었던 독립운동가 송몽규의 일대기이며 항거: 유관순 이야기는 1919년 3월1일 만세운동 이후 서대문 감옥에 갇힌 유관순 열사와 8호실 여성들의 1년을 그렸다. 이몽은 의열단을 이끈 김원봉을 비롯해 다양한 독립운동가를 조명했고, 미스터 션샤인은 독립운동가 황기환 선생을 모티브로 제작됐다. 작품들은 역사적 인물을 단순한 위인을 넘어 복잡한 내면과 현실 속에서 고민하는 인물로 그려내 주목받았다.

암살 스틸컷. 쇼박스 제공 
영화 항거: 유관순 이야기 스틸컷.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재해석 방식 다양화

 

디지털 시대가 도래하면서 웹툰도 새로운 소통의 창구로 자리잡고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성남문화재단과 2019년부터 2021년까지 독립운동가 100인 웹툰 프로젝트를 진행했으며, 여기에 다수의 웹툰 작가가 참여해 유관순, 김구, 홍범도, 김상옥 등 독립운동가 이야기를 다양한 서사의 웹툰으로 다뤘다. 당시 카카오엔터 관계자는 “웹툰이라는 수용성 높은 매개를 통해 보다 많은 독자가 독립운동가분들의 치열한 생애와 정신을 되새길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웹툰의 새로운 역할에 주목했다.

 

이외에도 네이버웹툰 등 주요 플랫폼에서는 고래별 등 독립운동을 배경으로 한 픽션 웹툰이 다수 연재되며 다양한 역사 재해석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단편적인 사실 전달을 넘어 인물의 내면과 당대 사회의 정서를 입체적으로 그려내 젊은 세대에게 역사에 대한 공감과 몰입을 유도한다.

 

SNS 플랫폼 또한 역사의 디지털화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유튜브, 인스타그램, 틱톡 등에서는 독립운동 관련 역사 해설 영상, 브이로그 형식의 체험 콘텐츠 등 다양한 형식의 콘텐츠가 제작·유통되고 있다. 짧고 감각적인 콘텐츠 소비 방식에 부합하는 역사 콘텐츠를 만들어 젊은 세대가 어렵고 낯설게 느끼던 독립운동사를 보다 쉽고 친근하게 접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처럼 우리 역사에 대한 이야기는 더 이상 교과서나 책 속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영화, 드라마, 웹툰, 유튜브 등 다양한 매체에서 시청각적 경험으로 재구성해 대중에게 역사를 보다 생생하게 느끼고 주체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신정원 기자 garden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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