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드시 만리장성을 넘겠습니다!”
안준호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 농구 대표팀이 2025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 4강 진출 티켓을 놓고 중국과 한판 승부를 펼친다. 두 팀은 14일 오후 8시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격돌한다.
이번 대회는 총 16개국이 참가해 4개 팀씩 4개 조로 나눠 조별리그를 치렀다. 각 조 1위가 8강에 직행하고, 2·3위 팀은 진출전을 거쳐 8강행을 확정 짓는 방식이다. 대표팀은 조별리그 A조 2위(2승1패)로 8강 진출전에 올랐고, 여기서 지난 12일 괌을 만나 33점 차(99-66)로 대파했다.
만리장성을 마주한다. 중국은 C조 1위(3승)로 8강전에 직행했다. 이번 대회 평균 신장 199.5㎝에 이르는 장신 군단을 구축했다. 골밑만 강한 게 아니다. 3점슛 성공률 43.8%를 마크하는 등 외곽 승부 능력 역시 고루 갖췄다는 평가다.
210㎝를 자랑하는 센터 후진치우(저장 라이온스)가 최고 경계 대상으로 꼽힌다. 2021∼2022시즌과 2024∼2025시즌 중국프로농구(CBA)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경력을 보유했다. 앞서 조별리그 3경기 동안 평균 14.7점 8.7리바운드 성적을 썼다.


주요 아시아권 대회마다 한국의 앞길을 막아섰다. FIBA 기준 역대 전적에서는 15번 맞붙어 5승10패로 열세다. 불가능한 승리는 아니다. 최근 두 차례 맞대결에서는 1승1패를 주고 받았다. 2022 아시안컵 조별리그에서 93-81 승리를 거뒀고, 2년 전 진행된 광저우 아시안게임(AG)의 경우 8강에서 만나 70-84로 패했다.
한국은 속도와 조직력으로 높이의 열세를 메운다는 계획이다. 에이스 이현중(나가사키 벨카)이 그 중심에 선다. 조별리그부터 8강 진출전까지 개근, 4경기서 평균 19.3점 7.8리바운드 2.8어시스트 1.3스틸을 작성했다. 여기에 무릎 내측인대 손상 진단을 받았던 여준석(시애틀대)이 괌전에서 깜짝 복귀, 막판 4쿼터 10분을 소화했다. 일단 상태를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지만, 출전 가능성은 열어뒀다.
‘난적’ 중국이 그 앞을 가로막고 있다. FIBA가 대회 전 발표한 파워랭킹에서 한국은 10위, 중국은 4위에 이름을 올렸다. 대표팀이 이변을 정조준한다.


이정현(소노)이 무릎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이지만, 이현중을 필두로 주축 자원들이 출전 시간을 고르게 가져가며 컨디션을 조절했다. 안 감독은 “(괌전에서) 체력을 세이브하고 중국전을 대비한다는 것이 가장 큰 수확”이라고 강조했다.
203㎝ 빅맨 하윤기(KT)도 각오를 되새긴다. “팀원들과 함께 대화도 많이 나누고 철저히 분석해서 중국을 넘어설 수 있도록 하겠다”는 출사표를 던졌다.
안 감독은 “중국은 장신팀이고 우리는 단신팀이다. 우리만의 특유의 컬러를 가지고 갈 것이고, 가장 중요한 것은 제공권”이라면서 “지금 대표팀은 응집력과 조직력, 집중력, 패기로 똘똘 뭉쳐 있다. 피에 굶주린 늑대 군단처럼 반드시 만리장성을 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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